지난 3일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극본 김아정, 연출 박용순) 6회에서는 7년 전 지하철 사고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소정우(연우진 분)에게 스스로 깨우친 긍정요법을 전수하는 고척희(조여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고척희는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소정우의 전화에 황급히 지하철역으로 달려갔고, 역 안 벤치에 힘 없이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해 부축했다.
그러나 지하철 트라우마로 인해 온 몸에 힘이 빠진 소정우는 쉽게 일어서지 못했고 고척희 역시 재차 쓰러지려는 그를 지탱해보지만 힘이 벅차 옴짝달싹 하지 못했다.
그런 소정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고척희는 이내 묘수가 떠오른 듯 양념통닭과 전교일등, 영도다리를 차례대로 외치기 시작했다.
이에 의아함을 느낀 소정우가 슬쩍 눈을 뜨자 고척희는 “우리 엄마 돌아가셨을 때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장지에서 도저히 발이 안 떨어지더라. 지금 너처럼”이라고 말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기 위해 묘지가 떠나가도록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외쳐야 했던 애달픈 사연을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고척희는 이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막히는 차 안에 있을 때처럼. 그럴 땐 그냥 여기 지나면 뻥뻥 뚫리겠지, 도착하면 우동이나 한 그릇 사 먹어야지 그러면서 버티는 거다. 즐거운 생각이나 하고 좋아하는 거나 떠올리면서”라고 말한 후 계속해서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했다.
고척희의 긍정요법은 소정우가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고, 결국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며 천천히 지하철역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해 지켜보는 이들에게 흐뭇함을 안겼다.
특히 이 장면에서 소정우를 움직이게 만든 고척희의 긍정 에너지는 잔잔한 감동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고척희의 눈빛, 표정, 말투 어느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게 만든 조여정의 섬세한 연기가 빛을 발하며 극의 몰입도와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이는 순간이었다.
첫 회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지만 그 악독했던 고척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느새 눈빛도 마음도 따뜻한 여자가 되어 양파 같은 매력을 발산, 안방극장을 녹이고 있기 때문.
한편 7년 전 소정우의 생명을 구한 박하사탕녀가 고척희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 말미에 열차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애틋한 눈빛을 교환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고 있는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방송된다.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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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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