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체만 유리한 조건···선정 방식도 문제”
이달 사업자 입찰을 앞둔 알뜰주유소와 관련해 국내 정유업계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업자 선정은 물론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알뜰주유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 등은 지난달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알뜰주유소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일반 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때 정부가 시설개선자금과 외상거래자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 사업자간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주유소업자의 경우 해당 비용을 알아서 부담해야 하지만 특정사업자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경쟁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석유공사가 공익적 목적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인 만큼 사업자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은 공기업의 경쟁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 자립화방안을 마련해 석유공사의 시장 참여를 멈추고 농협·도로공사 등 알뜰주유소 운영주체에 자율적인 활동을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가 올해 ‘최저가 입찰제’를 도입하고 계약기간을 2년으로 늘린 것을 두고도 불편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저가 입찰제가 공급 가격을 낮춰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는 취지라는 점에는 업계도 동의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관세 혜택과 저유소 이용가격 할인 등으로 공급가격이 낮은 2부 시장 참여사들에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계약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 것은 사업자에게 균등한 공급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국제유가에 대한 정유사들의 대응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부담만 안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1만3000여개 주유소 가운데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다. 1부 시장의 경우 중부(수도권·충청·강원)와 남부(경상·전라)로 권역을 나눈다고 하더라도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약 3%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셈이 나온다.
즉 정유4사에게도 놓치기는 아까운 시장이다. 다만 정부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시장이 흐려지고 있으며 가격과 품질부적합, 가짜석유 등 실효성 논란도 지속적으로 일고 있는 만큼 알뜰주유소를 없애거나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유와 주유소업계가 시장에 부응하기 위해 원가절감·수익성 확보 등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알뜰주유소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 논란과 시장 반목 심화, 일반 주유소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은 3일 입찰 공고를 내고 알뜰주유소 사업자 선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입찰참가신청서는 13일까지 접수하며 14일 입찰 후 바로 개찰한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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