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승계에 핵심 인물로 거론···복귀 수순 밟나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쿠데타’ 시도가 하루만에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이사장은 그룹 승계구도에서 멀어졌지만 신 전 부회장이 주도한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에 뜻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무실에는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 이사장 등 신씨 일가 3명을 비롯해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집행임원 등 모두 1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휠체어에 탄 채로 사무실에 등장한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손으로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고 일본롯데홀딩스 직원에게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사태는 롯데그룹 후계 구도에서 탈락한 신 전 부회장이 반란을 일으켰지만 실패로 돌아갔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 27일 오전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친족들이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무리하게 일본으로 모시고 가 일방적으로 일본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고 밝히며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는 곧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가족들과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신 총괄회장이야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져 신 전 부회장의 요구에 응했을 수도 있지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동행하며 조력자 역할을 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신 회장이 한국·일본 롯데의 공식적인 후계자로 낙점됐지만 지분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이 지분을 합칠 경우 신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쇼핑(0.74%), 롯데제과(2.52%), 롯데칠성음료(2.66%), 롯데푸드(1.09%), 롯데정보통신(3.51%),롯데건설(0.14%), 롯데알미늄(0.12%), 롯데카드(0.17%), 롯데캐피탈(0.53%) 등의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롯데제과만 보더라도 신 이사장은 2.52%의 지분을 보유해 신 총괄회장(6.83%)이나 신 회장(5.34%)에는 못 미치지만 신 전 부회장(3.95%)과 합치면 신 회장의 지분을 넘어선다.
또한 신 이사장이 이끄는 신영자 이사장이 이끄는 롯데복지장학재단도 롯데제과(8.69%), 롯데칠성음료(6.28%), 롯데푸드(4.1%)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그룹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신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지분율 자체는 미미하지만 경영권 승계의 ‘키’를 쥔 핵심 인물로 지속적으로 거론돼 온 이유다.
또 신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신 이사장의 둘째 딸인 장선윤씨가 지난 4월 롯데그룹 지배구조 핵심으로 꼽히는 호텔롯데의 상무로 발령돼 신 이사장과 함께 다시 롯데호텔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경영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인 노순화씨와 사이에서 태어난 신 이사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 처음으로 입사한 그는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당시부터 롯데백화점 도약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0년대 롯데백화점이 명성을 떨칠 때 영업이사를 맡으며 일선 영업을 이끌었고 이후 상품본부장과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총괄사장을 맡았다.
하지만 신 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을 맡자 동생의 앞길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생의 앞길을 위해 후계자 경쟁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후 신 회장은 자신의 친정체제를 구축해왔고 최근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를 총괄 경영하게 됐다.
동생의 앞날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만큼 이번 계기를 통해 복귀를 노리고 신 전 부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신동주 쿠데타’에 뜻을 함께한 것으로 신 이사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밝혀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며 “신동주-신영자-신동인 형제와 신동빈 회장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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