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박찬구 형제 사실상 독자경영···아시아나항공 지분이 유일한 연결고리금호산업 매각 후에도 불편한 동거···금호석화 “기업가치 제고 방향으로 처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채권단과의 막판 협상에 임하고 있는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처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해 박삼구 회장과 가격을 재협상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산업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권단이 결국 박삼구 회장에게 금호산업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가운데 ‘50%+1주’ 인수를 확정지으면 그룹 오너로 복귀하면서 경영보폭을 확대하게 될 전망이다.
금호산업 매각이 주목받는 것은 금호아시아나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고 국내 2대 민항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을 비롯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문제는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2.61%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이다. 박삼구·박찬구 회장 형제는 대우건설 인수 사태로 그룹이 위기에 처한 뒤 원수사이가 되면서 사실상 독립경영을 펼치고 있다.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이미 등을 돌린 동생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이 때문에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확정짓게 되면 금호석화는 앞으로도 아시아나항공 주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호산업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금호산업에 매각하라’며 주식매각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실패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확정짓게 되면 박찬구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지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재계에서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지분 가치가 적정 수준에 이를 경우 처분하거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현재로써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처분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금호산업 경영권이 박삼구 회장에게로 돌아간 이후의 대안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의 금호산업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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