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이연희-김재원-백성현-이민호가 브라운관을 압도시키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스펙터클한 전개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54주년 월화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은 역대급 광해의 탄생부터 전무후무한 야심킹 인조의 등장까지 수많은 명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의 오감을 사로잡았다.
이 가운데 특히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명장면을 짚어봤다.
◇ 차승원 ‘역대급 차광해’의 탄생
광해는 죽음의 순간 고통스러워하는 선조(박영규 분)가 물을 달라며 간절하게 말하는 상황에서 “결국엔 이리 될 것을 어찌 그토록 소자를 미워하셨냐”며 그 동안의 원망을 토해냈다.
이어 그는 그 동안의 억눌림과 끝까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며 “저는 전하와는 다른 왕이 될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의 왕은 접니다!”라고 어좌를 향한 야욕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차승원은 광해만이 느낄 수 있는 쓸쓸함, 슬픔, 분노 등 복합적인 감정을 ‘눈빛’만으로도 제대로 표현해내며 ‘새로운 광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 이연희 ‘사이다 공주’ 등극
정명이 안하무인 태도로 패악질을 일삼던 조여정(김민서 분)에게 ‘종아리 매질’로 일벌백계 통쾌함을 선사했다. 매질을 받기 위해 정명 앞에 선 여정은 표독스러운 표정을 짓는 가하면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정명을 노려보는 등 반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언행을 보였다.
그러나 정명은 이러한 여정의 건방진 태도에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왕실의 법도인 초복으로 네 죄를 묻겠다”며 사이다 면모를 드러냈다.
이연희는 공주로서의 근엄함과 강단 있는 면모를 한껏 드러냈다. 이에 시청자들은 묵은 체증이 한 번에 뻥 뚫린 듯한 시원함을 느꼈고, ‘사이다 연희’라 부르며 환호했다.
◇ 퍼포먼스의 귀재 야심KING, 김재원의 등장
인조는 첫 등장부터 흰 소복 차림에 풀어헤친 긴 머리, 불꽃 스파크가 튀는 듯한 욕망 눈빛으로 석고대죄를 해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많은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조는 궐을 향해 “전하, 소신 능양군 이종이옵니다. 기억하시옵니까”라고 외치며 “언젠가는 밀물이 지나가고 썰물이 올 것이옵니다, 전하”라고 어좌를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인조는 석고대죄에 이은 지부상소(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머리를 쳐 달라는 뜻으로 도끼를 지니고 올리는 상소)를 올리며 야망으로 가득 찬 음흉 눈빛을 발산하는 가하면 명나라에 파병을 요구하는 횃불시위를 주도해 ‘新 뒷골 브레이커’로 등극했다.
이 장면에서 김재원은 실제 인조에 빙의한 듯 비릿하고 비열한 미소를 날리기도 하고, 중요한 순간에는 불꽃 스파크가 튀는 듯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명연기를 펼쳐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 비운의 세자 백성현의 처절 오열
부정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소현은 청국에서의 볼모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간신 소탕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인조는 이 같은 소현의 행보를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다 생각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굴욕을 안겨준 청국과 친분을 쌓고 내통한다고 오해한 인조는 소현을 향해 “넌 내 자식이 아니라 정적이다”라고 막말을 퍼붓는 가하면 벼루를 던지는 등 분노를 폭발시켰다.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인조에 소현은 절망과 슬픔이 서린 얼굴로 “제발 소자의 진심을 봐주시옵소서!”라고 간절하게 호소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또한 편전에서 쫓겨난 소현은 편전 앞에 무릎을 꿇고 폭풍 오열하며 “간교한 자들에게 휘둘리지 마시옵시고, 소자의 말을 믿어주시옵소서!”라고 울부짖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를 연기한 백성현은 실제로 ‘소현세자’가 재림한 듯한 명품 연기를 선보이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 ‘소현앓이’ 이민호의 통한의 절규
소현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후 백성들은 소현의 죽음에 대해 진상을 밝혀달라며 저잣거리로 나섰다. 이에 김자점(조민기 분)이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자 봉림은 백성들을 향한 연민이 담긴 처절한 절규를 뿜어냈다.
이어 봉림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아니, 이럴 수는 없다. 절대로 이렇게 저하의 꿈, 모두를 잃을 수는 없어”하고 한으로 가득 찬 오열을 토해냈다.
이 과정에서 이민호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브라운관을 압도시켰다. 동시에 조선의 17대 임금에 즉위할 그의 활약상에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었다.
이처럼 ‘화정’은 50부작을 관통하는 동안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에 대장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또 어떤 명장면을 탄생시킬지 기대감이 증폭된다.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 정권 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화정’은 매주 월, 화 밤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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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mkho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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