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낭비 막을 근본 대책 필요
국가 R&D지원금이 부실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은 해마다 국정감사에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KEIT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원금을 받아 부정하게 쓰다 덜미를 잡힌 경우가 최근 1년간 28건이었다.
KEIT는 허위 세금계산서 2건과 과제 수행과 관련 없는 사업비 진행 1건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하고 모두 9억원을 환수 조치했다.
실제 사업계획서에 고가장비를 구입하기로 한 A사는 이를 구입하지 않다가 정부출연금 1억7000만원이 환수 조치됐다.
과제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장비와 재료를 구매하거나 과다 구매하는 방식으로 1억3000만원의 정부출연금을 연구개발 목적 외로 사용한 B사도 적발돼 환수 조치와 함께 향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 제한 업체로 지정됐다.
실물거래 없이 연구시설 장비와 재료비를 집행한 다음 세금계산서 발행을 취소해 환급받는 방법으로 C업체는 3500만원을 착복했다가 적발됐다. 회의 참석자를 속여 관련 비용 230만원을 가로챈 D대학도 적발됐다.
박 의원은 “최근 국가 R&D지원금을 ‘눈먼 돈’ 정도로 착각하는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많아졌다”며 “감사 인력을 늘려 연구개발비 부당 집행을 철저히 조사해 혈세누수를 막고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고발 등 사후대처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업 분야 R&D 사업도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이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농림축산식품부가 수행한 R&D사업 2098건 중 26.3%인 552건이 연구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정부가 투자한 감염병 R&D 예산은 1조897억원에 달하지만 감염병 간사부처인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연구개발을 위해 지출된 예산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종훈 의원은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R&D 장비 1만739대 중 10%가 넘는 1750대가 전혀 활용되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연구용역을 통해 발간한 ‘정부 연구개발 기획·예산·평가 기능 간 연계체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체계는 국가 전체 차원의 중장기적 연구개발 전략이 미흡하고, 연구개발의 전략 방향과 실제 투자 계획 간 연계도 적절치 않은 것으로 지적받았다.
또 예산 편성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이원적 구조, 부처 중심 예산 구조, 세부 과제 중심의 사업 구조로 인해 곳곳에서 비효율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연구개발의 경우 부처 중심의 사업이나 예산 구조를 프로그램 중심의 사업 및 예산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범부처 프로그램 중심의 사업 구조를 도입해 부처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프로그램 중심의 사업 구조로 예산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현정 기자 jhj@
뉴스웨이 조현정 기자
jh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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