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인터넷은행+대우증권’ 두마리토끼 노린다

카카오컨소시엄에 참여···대우증권 인수 의지도 강해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이 초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히고 있는 KDB대우증권 인수 성공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KB금융의 은행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참여한 카카오뱅크컨소시엄은 지난 1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적극적이었던 KB국민은행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 등과 연대해 출사표를 던졌다.

카카오뱅크컨소시엄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함께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KB스타뱅킹’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톡이 중심이 된 ‘혁신적인 모바일 뱅크’로 카카오톡과 KB스타뱅킹의 IT와 금융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컨소시엄은 3개 컨소시엄 중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유력 후보 중 한곳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3곳 중 2곳 정도가 최종적으로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KB국민은행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또한 KB금융은 올해 M&A 최대어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 선봉은 자본금 5800억원 규모의 증권 자회사 KB투자증권이다.

KB투자증권이 현재 자기자본 4조2300억원 규모로 2위인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1위 NH투자증권(4조4000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특히 KB금융은 최근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일치감치 증권업 강화에 공을 들여온 상황이다. 채권분야에 강점이 있는 KB투자증권과 소매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춘 대우증권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와 관련 수장인 윤종규 회장도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KB금융이 대우증권을 품으려면 복병 미래에셋 등의 경쟁자를 넘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달 9일,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1조2067억원의 규모의 유상증자를 전격 선언하며 KB금융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에 1조2000여 억원의 자금을 수혈하고 덩치를 3조7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대우증권마저 가져올 경우 미래에셋의 자본규모는 총 7조원까지 치솟는다.

KB금융은 일단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미래에셋’이라는 큰 산만 넘는다면 대망을 이룰 수 있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한국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중국 시틱그룹 등이 오는 8일 공식 매각 공고 이후 KB금융의 경쟁자로 이름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KB금융과 윤 회장이 올해 안으로 판가름 날 2대 이벤트에서 승자가 될 경우 명실상부 금융권 리딩뱅크의 위상을 넘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예상보다 경쟁율이 낮아진 만큼 카카오뱅크의 선정 가능성도 높지만, 대우증권 인수전의 경우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한 중국 자본의 참여 가능성 등이 남아 있는 만큼 매각 공고 이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un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