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디젤 엔진 기술을 지니고 있는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한 무리수를 두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폭스바겐만의 사태가 아닌 디젤차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디젤이라는 연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라 할 수 있다. 지저분한 연료인 만큼 엔진이나 각종 배기 후 처리장치를 통하여 걸러주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그대로 배출되는 한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장치가 개발·장착돼도 낡은 중고차의 경우 장치의 기능이나 수명이 다하게 되면 바로 유해가스가 배출돼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미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는 노후 경유차 출입제한을 두는 LEZ 제도를 서두르고 있고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서울시도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이번 사태는 분명히 디젤차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달리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 향후의 전망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디젤차에 대한 미래는 더욱 암울해졌다.
국내만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승용디젤차 선호 현상에서 주춤하는 부분이 발생하고 있고 상기한 LEZ제도 도입은 물론 강화된 오염원에 대한 감시와 조건 강화, 환경개선 부담금 등 부정적 제도 도입의 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일반인의 시각 변화 탓에 수입차의 절대 선호 품종이던 디젤차는 한계가 나타났다.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다양한 디젤엔진의 개발·보급을 촉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고민이 많아질 것이다. 중요한 전략 수정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글로벌 메이커의 합종연횡이 시작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의 디젤차에 대한 가능성을 점쳐보면 몇 가지 측면을 집중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폭스바겐 사태가 조기에 정리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계열사의 조기 매각과 리콜 등으로 소비자의 재신임을 받으면서 조기에 부활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경우 폭스바겐 본사가 자진 조치하면서 이미지 추락에 대한 조기 정리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비용과 이미지 제고는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아직도 폭발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잠재돼 있고 소비자의 소송 등 각종 문제점이 더욱 부풀려지면 더 큰 문제로 커질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간단치 않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친환경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기반의 도요타와 수소차 기반의 현대·기아차가 장기간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크다.
안정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더욱 시장 점유율이 커질 것이고 전기차의 기본 약점도 2017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의 관행을 무너뜨릴 것이다.
각 나라별로 친환경차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활성화 움직임도 향후 소비자의 시각이 바뀌면서 커질 것이다.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지만 그렇다고 디젤차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석유자원이 존재하는 한 디젤차는 변화를 수용하면서 가솔린차와 더불어 살아날 것으로 판단된다.
경우에 따라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면서 새로운 디젤차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디젤차의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새로운 기술개발의 가능성은 가솔린차보다 디젤차가 높다고 언급하곤 한다. 운신의 폭이 넓다는 뜻이다.
분명한 것은 현 사태가 지난 자동차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변화와 격랑 속에서 제대로 대처하면서 미래를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실시간적 시각으로 철저한 분석력과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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