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주완, 만나고 싶었다. 보다 정확히 말해 궁금했다.
2013년 KBS연기대상에서 한주완은 KBS2 ‘왕가네 식구들’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든 한주완은 ‘감사하고, 감사하다’는 말 대신, 노동자를 지지하는 뚝심 있는 발언으로 ‘개념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대게의 스타들은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며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를 연발한다.
상을 받기까지 응원해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이겠지만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시상식에서 이미지 관리는 필수다.
그러나 한주완은 달랐다.
‘감사하다’는 말 대신 소신을 전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 강렬함이 아직까지 뇌리에 남았다. 그 모습은 ‘왕가네 식구들’ 최상남과 MBC ‘화정’ 강인우와도 맞닿아 있다. 깊이 뿌리가 지탱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지난 9월 29일 막을 내린 MBC 월화드라마 ‘화정’에서 한주완은 대의를 위해서라면 아버지 강주선(조성하 분)과의 대립도 서슴지 않은 강인우 역으로 분했다. 실제로 마주한 한주완은 자유로우면서도 뚝심 있는 강인우와 무척 닮아있었다.
“처음 강인우라는 배역을 만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가치관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죠. 처음에는 여성 편력이 있는 멋있는 강인우, 매너있게 여성들과 잘 만나며 한량의 삶을 보냈지만 조선의 흥망에 일조하는 많은 정치인들 속에 놓인 정명이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면서 달라지는 인물이에요. 정명을 만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결국 죽음에 까지 이르게 되죠.”
결국 강인우(한주완 분)는 아비를 등진다.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다가 아비가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다. 친구인 서강준을 살리려 한 것. 이유가 어찌되었든 아비의 손에 죽음을 맞는 비극적 인물이다. 배우 조성하와 부자 호흡을 맞추며 한주완은 친분을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 조성하와 한주완은 ‘왕가네 식구들’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조성하와 서로 많이 대화를 주고받았어요. 조성하 선배가 잘 받아주셨어요. 워낙 유쾌하세요. 쉬는 시간에 분장실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장난치는걸 좋아하세요. 가끔 함께 사진도 찍으며 유쾌한 대화를 나눴어요.”
‘화정’에서 한주완은 정명을 연기하는 이연희를 향한 안타까운 순애보를 간직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연인을 갈망하며 비극을 맞이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한주완은 멜로에 상당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대해 논하자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이연희와 편안하게 연기를 잘 했어요. 극에서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척 아쉬웠죠. 달콤하고 진한 벨로를 해보고 싶어요. 남들은 다 불가능하다고 바라보지만 남녀가 사랑으로 이해하고 헤쳐나가는 모험 같은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한주완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인터뷰 내내 거침 없는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 초반, 다소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이내 한주완의 입담에 매료되었다. 강한 힘이 느껴졌다.
“25살에 대학에 입학해 연기를 처음 배웠어요. 그 전에는 자유롭게 생활하며 하고 싶은 일을 찾았죠.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이 많았어요. 다른 친구들은 다들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데, 저는 찾지 못했다는 게 불안하게 했어요. 고립감이 있었죠. 노래나 패션 등에도 관심이 많아서 여러모로 고민을 했어요. 내가 평생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과 기도를 반복한 끝에 친구의 제안으로 우연이자 운명처럼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과거 수많은 고민은 현재의 한주완을 지탱해주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한 시련이 오늘날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연기에 충실하는 배우 한주완을 만들었다.
“주변 반응이요?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요. 필요한 만큼만 받아들이려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이고,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죠. 목표는 매 작품 관객 혹은 시청자들이 완성도 있는 작품을 볼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것이에요. 그 들의 관념 속에서 제가 표현한 인물들의 연기에 대한 관념을 부셔버리는 거에요. 조금 어렵나요? 하하”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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