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사장 취임 후 강도 높은 재무구조개선 노력지난해 3분기 이후 매각한 주식 대금만 2조원 넘어임원감축·급여반납·비용절감 노력도 지속적 기울여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권오갑 사장을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했다. 권 사장은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월급을 전액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고 취임하자마자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취임 직후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262명 중 31%인 81명을 내보냈다. 또한 조직개편으로 조선 3사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켰다. 7개 사업본부 체제는 유지했지만 본부 아래 부문 단위를 기존 58개에서 45개로 22% 축소하고 전체 부서는 432개에서 406개로 줄였다.
이밖에 조선 3사의 해외 25개 법인과 21개 지사 등 46개 해외조직 중 사업성과가 낮은 법인과 지사 통합하고 해외주재원은 대폭 축소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절감된 비용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는 없지만 연간 수천억원은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팔 수 있는 자산도 서둘러 매각했다. 지난해 11월 현대미포조선이 포스코 주식 87만2000주를 2865억원에 매각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KCC 주식 80만3000주를 4152억원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은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한전기술 지분 179만2220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총 1048억원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현대엘리베이터(1.59%), 기아차(0.02%), 미래에셋증권(0.10%), 대한해운(0.02%) 등을 매각해 2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보유하고 있던 펀드 대부분도 약 1200억원에 매각했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식 매각은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9월 현대차 주식 440만주(2.00%) 가운데 316만4550주(1.44%)를 매각해 5000억원을 챙겼다. 신고려관광 주식 3만2914주(40.00%) 가운데 9051주를 처분해 86억7500만원을 남겼고, 계열사 코마스 유상감자를 통해 400억원을 확보했다.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약 2억2000만달러 규모의 교환사채도 발행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달 현대차 지분 184만6150주(0.8%)를 3000억원에 팔았고, 이에 앞서 9월에는 포스코 주식 130만8000주(1.5%) 전량을 2262억원에 매각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3분기 이후 올해 11월까지 처분한 주식·펀드 등의 총 매각 대금은 2조원을 넘는다.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은 지나달 23일 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 반납하는 긴축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계열사 전체로는 총 5000억원가량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길선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 구성하고 불요불급한 사내외 행사 및 연수프로그램 잠정 중단, 시설투자 축소 및 보류,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 좌석 이용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에 전 계열사가 동참하면서 계속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자구노력의 규모가 5조원가량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목표금액을 세우고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추가로 매각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주식 2342만4037주(10.78%), 현대차 주식 123만5450(0.56%)를, 현대미포조선은 KCC 주식 39만7000주(3.7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현대상선 주식 1047만9174주(4.82%)와 현대차 주식 41만8850주(0.2%)를 보유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교환사채 발행을 위해 담보로 제공한 만큼 주식처분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대차와 KCC 지분을 매각할 경우 3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분 91.13%를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한 현금조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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