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무식서 “클라우드 시장 안착 신동빈 덕”신동빈 줄 서기 이어 이번에는 확실한 눈도장 찍을 듯
이 사장은 1978년 롯데칠성음료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롯데맨으로 신동빈의 가신 중 하나다. 20년 넘게 기획조정실에서만 일해 기획통이라 불렸으며 기획담당이사, 상무, 관리부문장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그는 롯데리아 대표로 일하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돌아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2011년 롯데칠성음료, 롯데주류BG, 롯데아사히주류의 겸직 대표로 선임됐다. 이 사장은 이때부터 신 회장과 함께했으며 신 회장의 사람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경력만 보면 이 사장은 주류와 인연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이 사장이 신 회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맥주사업을 성공리에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롯데그룹이 두산주류를 인수했을 때도 이 사장은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4월 롯데주류의 야심작 ‘클라우드’를 통해 4조원 규모의 맥주 시장에 합류했다. 클라우드는 빠르게 시장에 연착륙했으며 인기가 폭발하면서 시장에서는 ‘맥주 삼국지’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 사장은 이후 ‘신동빈 맥주’ 클라우드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클라우드의 성공을 신 회장의 공으로 돌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리가 맥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신 회장의 맥주에 대한 콘셉트 선정과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며 자신과 직원들보다 신 회장을 치켜세웠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줄 서기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신동빈 사람인 이 사장이 신 회장 라인으로 확실하게 들어가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이 사장의 말에 내부 반발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의 발언으로 시무식 당시 회사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업계에 돌았다. 특히 일년을 힘차게 시작해야 하는 직원들이 이 사장의 멘트로 기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내년 시무식에서 나올 이 사장의 발언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아 이 사장이 신 회장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기 위한 멘트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이 사장은 오너의 관심과 애정이 높은 만큼 클라우드와 주류 사업에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올해 3월까지 출시 11개월 만에 1억4000만병이라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약 6000억원을 투자하는 공장도 새롭게 건설 중이다.
또 소주 시장에서는 순하리가 과일맛 소주 열풍을 불러오며 히트를 쳤다. 젊은층과 여성 고객들의 마케팅으로 여름철 큰 인기를 얻었으며 최근에는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도 선보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서 내년 계획을 준비하는 등 업계 전체가 바빠졌지만 이 사장의 시무식 키워드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신 회장의 눈도장을 위해 어떤 얘기를 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사기 진작도 고려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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