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드라마들이 수 없이 쏟아졌다. 용두사미로 끝난 드라마도 있으며 예상치 못한 재미와 감동으로 대박을 터트린 드라마도 있었다.
그가운데 올 한해 드라마속 캐릭터를 살펴보니 검사, 변호사, 형사 등 정의에 맞서 싸우는 전문직 캐릭터가 대세를 이뤘다. 과거 재벌 혹은 실장님 캐릭터가 주를 이뤘던 것에 비하면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 ‘펀치’-‘오만과 편견’-‘복면검사’, 검사 인기 甲
SBS‘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는 ‘추적자’, ‘황금의 제국’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의 세 번째 작품답게 인생과 작별하는 대검찰청 검사의 생애 마지막 6개월 기록을 묵직하게 그렸다.
조재현, 김래원, 김아중, 최명길, 온주완, 서지혜, 박혁권 등이 검사로 출연해 구멍 없는 연기와 폐부를 찌르는 대사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부패와 부정이 난무하는 요즘‘정의는 살아있다’는 굵직한 메시지를 남겼던 MBC ‘오만과 편견’(연출 김진민, 극본 이현주)은 검사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방심할 수 없는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자들을 휘어잡았다. 또 짜임새 있는 범죄 스릴러에 따뜻한 휴머니즘, 부조리한 현실을 짚어내는 촌철살인 대사 등을 버무려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검드'를 만들어냈던 셈이다.
더욱이 백진희, 최진혁의 달달한 로맨스를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핑크빛 설렘까지 선사, 완성도 높은 종합선물세트 드라마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복면을 쓴 검사라는 신선한 소재의 KBS2 ‘복면검사’(극본 최진원, 연출 전산 김용수)는 너무 앞서갔던지 방영 내내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공영방송인 KBS에서 복면을 쓴 검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올해 가장 큰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무슨 말인지 아는 분들은 알 것.
하지만 3년 드라마 연기 공백을 무색하게 하는 김선아의 열연과 능청스러운 주상욱의 연기에 더해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캐릭터들이 매니아 시청층을 양산했다.
◆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리멤버’, 약자편에 선 변호사
조여정의 브라운관 컴백과 국민 연하남 연우진과의 호흡으로 관심을 모았던 SBS 주말특별기획 ‘이혼변호사는 연애중’(극본 김아정 박유미, 연출 박용순/이하 ‘이변연’)은 시청률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보였지만 화제면에서는 뜨거웠다.
무엇보다 이혼을 업으로 하는 이혼 변호사의 시각을 통해 매년 늘어나는 이혼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한 것. 무엇보다 철저한 현장 취재로 생생한 이혼담(?)과 그 과정을 통해 사랑, 가족애, 결혼관 등을 담아내며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 9일 첫 방송된 SBS 새수목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휴먼 멜로 드라마다.
‘리멤버’의 경우 관객수 천만명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의 윤현호작가의 첫 브라운관 도전기로, 절대기억력을 가진 천재 변호사가 억울한 누명을 쓴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는 내용을 그리는 휴먼 멜로드라마로 이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천재변호사가 되는 유승호를 비롯해 검사였다가 변호사가 되는 박민영, 그리고 조폭변호사 박성웅 등 다양한 변호사가 등장하게 된다. 특히 군 제대 이후 지상파드라마 첫 출연인 유승호는 억울한 살인누명을 쓴 아버지 재혁(전광렬 분)을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그려진다.
◆ ‘냄새를 보는 소녀’- ‘미세스 캅’, 다양한 형사 캐릭터
SBS ‘냄새를 보는 소녀’(작가 이희명, 연출 백수찬 오충환)는 냄새는 보는 소녀의 초능력으로 수사를 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형사 드라마였다. 청춘스타 박유천이 아무 감각을 느낄 수 없는 형사역으로 냄새는 보는 초능력 소녀로 신세경이 호흡을 맞춰 희대의 살인마 남궁민을 쫓는 이야기가 달달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김희애가 아줌마 형사로 변신한 SBS 드라마 '미세스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 안길호) 는 형사 드라마가 얼마나 새로워 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관록의 김희애는 거의 꾸미지 않는 모습으로 등장, 열혈 아줌마 형사로 완벽 빙의해 명불허전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미세스캅’은 김희애라는 명연기자를 내세워 무모한 듯 보였던 경찰과 대기업 회장의 싸움은 경찰 아줌마의 파워로 정의를 구현해 냈다. 또 현실에서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정의를 실현하며 통쾌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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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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