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가장 뜨거운 배우다.
그를 알지 못한다면 한국에 없었느냐 묻겠다. 그만큼 류준열은 최근 가장 주목받은 배우다. 2015년 11월 첫 전파를 탄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에서 주인공 김정환 역으로 분한 류준열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각종 포털사이트 뉴스는 그의 이름으로 도배되었고,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며 혜성처럼 떠올랐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중은 주목했고, 차기작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지난 시즌인 ‘응답하라 1997’의 서인국, ‘응답하라 1994’의 정우가 그러하였듯이 류준열은 ‘츤데레’(퉁명스럽고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남자를 일컫는 신조어) 인기남 계보를 뒤따르며 인기를 얻었다.
파격적인 기용이 아닐 수 없었다. 2015년 ‘응팔’의 수장인 신원호 PD는 신인배우 류준열을 보고 단숨에 주인공 정환으로 발탁했다. 그의 스타성과 연기력을 꿰뚫어 본 신원호 PD의 캐스팅이었다.
국내 최고의 배우 최민식, 이정재 등이 소속된 굴지의 엔터테인먼트社 씨제스가 류준열의 떡잎을 알아보고 일찌감치 영입했다.
사실 류준열을 신인배우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안방극장에서는 다소 생경한 얼굴일지 몰라도 스크린에서는 낯선 얼굴이 아니다. 2012년 단편영화 ‘NOWHERE’(나우웨어)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한 류준열은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BJ 양게로 분하며 주목받았다.
류준열은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데이‘까지 연기라는 꿈을 향해 참 열심히 달렸다. 대학에서 연기를 배우며 배우의 길에 들어선 류준열은 자신을 알리기까지 꼬박 10년을 달렸다.
최근 진행된 뉴스웨이와의 인터뷰에서 류준열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반겼다. 빡빡한 스케줄로 건강이 좋지 않은 류준열이었지만 인기 덕인지 기분이 한결 좋아보였다.
“저를 찾아와 주시고,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류준열은 겸손하게 고개숙였다. 류준열은 서른의 문턱에서 맞이하는 인기에 취하지 않으려 애쓰는 듯 보였다.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이 뒤엉켰다.
‘응팔’에 이어 tvN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까지 열일하는 류준열이었다. ‘꽃청춘’에서는 청년 류준열의 모습이 여과없이 그려지며 진솔한 매력을 발산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과 여행지에서 능숙하게 일정을 관리하는 모습 등은 여행 고수의 향기를 풍기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행에 대해 먼저 물었다.
“여행 고수 티가 났나요?(웃음) 부끄럽죠. 사실 좋은 영어가 아니라는 것은 영어를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에요. 단지 외국인들 앞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영어를 자신감 있게 하는 행위에 박수를 보내주시는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해요. 동남아시아는 거의 다 갔고,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을 여행했어요. 여행지에서 낯선 이들과 인사를 나누면 기분이 좋아요. 인사를 시작으로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지죠. 처음 보는 이들과 알아가는 기쁨이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류준열은 ‘꽃청춘’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귀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여행을 즐기기고 좋아하는 류준열의 모습은 프레임에 그대로 담겨 안방극장에 전해졌다. 능숙한 운전실력, 영어 등의 모습은 ‘현실 남친’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여심을 자극했다. 안재홍, 박보검, 고경표를 주도하며 리더십을 발휘, 남성적인 모습을 보이며 ‘상남자’ 매력을 어필하기도.
“현실남친, 상남자 모두 생소하지만 그런 반응은 정말 감사해요. 저한테 상남자라고 반응을 보여주실지 몰랐어요.(웃음) 여행 초반에 결정을 많이 하다보니 그런 부분이 어필했던 것 같아요. 평소 성격은 오히려 여성스러워요. 꼼꼼하고요. 욱한 적이 거의 없어요. 앞으로 무궁무진한 매력이 펼쳐집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류준열은 ‘응팔’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보검-고경표-안재홍과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회상하며 감회에 젖었다. ‘응팔’ 속 배역으로, 또 극 안에서 마주하던 동료들이었기에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꿈같은 일이었을 터. 류준열은 함께 한 여행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세 명한테 감동을 많이 했어요. 촬영장에서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죠. 진지하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죠. 그런데 아프리카에 가서 정말 친해졌어요. 다들 좋은 친구들이더라고요. 속도 깊고 고민도 많은 배우들이었어요. 그런 것들을 서로 나누다보니 정말 친해졌어요.”
지난 2월27일 기지개를 켠 tvN ‘SNL코리아 시즌7’에서 배우 이세영은 류준열을 패러디했다. 크루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가장 큰 환호가 터진 장면이기도 했다. 이세영은 ‘응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였기에 재미는 배가되었다. 류준열에게 이에 대해 조심스레 물었다. 뜻 밖에도 류준열은 쿨하게 웃음으로 받았다.
“저도 봤어요.(웃음) 사무실 식구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박장대소했죠. ‘응팔’ 왕자현 연기보다 류준열 연기를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정말 잘해요. (이)세영이가 제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저는 좋아요. 인기 프로그램에서 저를 패러디하는 거잖아요. 정말 좋고 뿌듯하죠.”
류준열은 자신을 향하는 대중의 관심과 인기에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 류준열이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내공을 쌓으며 칼을 갈아왔지만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며 인기를 얻은 류준열이기에 자칫 인기에 취해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여느 스타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인기란 손님같은 거에요. 왔다가 가는 거죠. 차례가 있으니 조용히 기다린 것 같아요. 제게 찾아온 인기를 잘 환영해주고 갈 때 좋은 모습으로 돌려보내려고 해요. 인기에 취한다는 것도 그런게 아닐까요? 환영의 일부죠. 왔으니 재미있게 놀며 즐기겠지만 무례하게 행동할 수는 없는 거죠. 지킬 건 지켜야 해요. 할 일을 하다보면 또 올 수도 있고 갈 때가 되면 조용히 바라봐야죠.”
류준열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인기를 얻기를 바란 적도 없을뿐더러 자신에게 찾아온 인기를 손님에 비유하며 왔다 갈 것이라는 태도를 취했다. 이유를 물으니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학교에서 연기 공부를 했죠. 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가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야망이나 큰 포부가 있지는 않았어요. 뭔가를 이루기 위해 이를 악물고 달려왔다고는 말 못해요. 스텝 바이 스텝으로 천천히 한걸음씩 걸어왔죠.”
연기가 좋아서, 배우를 하기위해 주어진 한 걸음을 내딛으며 걸어온 류준열이었다. 그렇다면 인기를 얻은 지금, 류준열의 걸음은 달라질까.
“비슷할거에요. 연기라는 건 큰 바다 속으로 한 걸음씩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처음에는 발부터 담그겠지만 바닷물이 점점 무릎까지 차오르겠죠. 점점 깊숙한 바다로 들어갈 거고요. 더 깊은 곳을 향해서 저는 걸어갈 겁니다.”
류준열은 인기라는 태풍에 휩쓸리지 않고 연기라는 바다에 몸을 담그겠다는 소신을 전했다. 개구진 미소에 숨겨진 진심이 제법 묵직하게 다가왔다. 향후 10년이 더 기대되는 배우였다. 앞으로 류준열은 어떤 길을 향해 갈까.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가 되는 게 소망이에요. 계속 작품을 한다는 것은 배우가 필요하다는 뜻, 쓰임 받는다는 뜻이잖아요. 사람들이 배우를 찾는데는 이유가 있는 거고요. 그런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연기력, 인간관계, 작품을 보는 눈 모두 노력해서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도 연기하고 싶습니다.”
류준열은 열심히 소처럼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부지런히 자신을 정진해 꾸준히 대중과 호흡하고 싶다는 류준열은 2016년을 ‘소준열’의 해로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도 꺼냈다.
“저는 이미 ‘소준열’이 되었죠?(웃음) 소가 된지 오래에요. 열심히 일해야죠. 팬분들께서 소처럼 일해달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는데 정말 소가 되었어요. 더 열심히 달릴거에요. 소가되어 행복해요. 빈 달력에 스케줄이 하나씩 채워지는걸 보고있어요. 보면서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요.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 내내 류준열은 자신을 향한 큰 사랑에 몇 번이고 감사하다고 했다. 큰 사랑에 꼭 보답하고 싶다는 기특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그는 믿어지지 않는 인기에 꼭 답하겠다고 했다. 팬들과 가까이 만날 계획도 세웠다.
“팬들이 저를 사랑해주시는 게 느껴져요. 길거리에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기도 하고 예쁜 마음으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도 알아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아직도 꿈속에 있는 기분이에요. 지난해 받은 큰 사랑에 행복했고, 받은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다른 작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배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요, 팬미팅 등 모임을 통해서고 가까워지고 싶어요. 또 기부를 통해 사랑을 표현하는 팬들의 마음이 정말 감사하고 좋아요. 제 팬들 멋있죠?(웃음) 제가 아니었다면 기부라는 이름으로 움직이지 않았을 팬들이 저를 통해 좋은 일로 하나됨이 감사해요. 이 사랑,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ssmoly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