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대한항공에 영구채 발행5년간 5000억원 규모 자구안 추진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에 총력채무재조정·자산매각 등 자구안도 진행
글로벌 해운경기 침체와 경영악화로 벼랑 끝에 몰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해운업계는 물동량 감소와 선복 과잉현상, 낮은 해상운임 등 여러 요인들이 맞물려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더욱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정부와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강도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한진해운은 자산 매각과 비용 감축을 포함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추진한다.
한진해운은 올해 은행 차입금과 회사채, 선박금융 등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있으며 이 중 8000억원은 자체적으로 자금 마련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올초 삼일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해 노후선박 폐쇄, 인건비·운송비·터미널 사용료 절감 등을 통해 매년 1000억원씩 5년간 5000억원의 비용을 감축하는 자구안을 마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협의 중이다.
여기에 한진 상표권과 영국 런던 사옥·자사주 등을 매각하면 자구계획 전체규모는 1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은 이를 통해 현재 600% 수준인 부채비율을 400% 밑을 끌어내릴 방침이다. 400% 이하로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초대형 선박 발주를 위한 선박펀드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17%에서 올초 2200억 규모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대한항공이 전액 인수하면서 현재 600%대까지 떨어졌다.
한진해운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 가능한 주식 총수를 4억5000만주에서 6억주로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대상선도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써왔다. 현대상선은 현재 부채 규모가 6조원대에 달하고 있으며 당장 오는 4월과 7월에 각각 1200억원, 2400억원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다급한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3년 12월 발표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2년여 만에 목표치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장기적 해운업황 침체 등 기존 자구안만으로는 유동성 위기 해소가 어렵다고 판단, 결국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초 현대상선은 보유 중인 현대증권 지분 담보대출과 현대아산 지분매각으로 700억원을 조달하고, 그룹 오너인 현정은 회장이 별도로 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에 1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긴급 공급하기로 했다.
당장 시급한 자구안은 용선료 삭감, 공모사채 등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조정, 자산매각 등이다. 현재 현대상선은 지난달 22일부터 런던, 싱가포르, 일본, 뉴욕 등지의 해외 선주사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에 힘을 쏟고 있다.
연평균 2조원에 달하는 용선료를 낮춰야 적자를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용선료를 기존보다 20~30% 낮추는 것을 목표로 지난달 말 협상단을 꾸려 해외로 파견하기도 했다. 채권단과의 출자전환 합의가 성사돼 부채의 절반인 9000억원이 자본으로 전환되면 현재 170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낮출 수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5곳의 해외 선사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1차적으로 진행했으며 4월 중순 쯤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상선은 회사채 8000억원 중 당장 오는 4월7일까지 갚아야하는 12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의 만기시기를 7월로 연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될 수 있는 위기를 막고자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와 우선주 7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안도 오는 18일 열리는 주총에서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의결되면 현대상선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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