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대우조선, 5년새 주가·시총 10배 ‘추락’ 대규모 자금난···향후 회생 가능성 ‘희박’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가능성을 안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까지 4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주가와 시가총액은 최근 5년 간 10배 가량 추락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1년 1월 21일 3만5258원으로 고점을 찍었지만 전일(종가기준) 2315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1억6500만원에서 5174억원으로 증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해 6월 3일 4만8200원까지 올라섰지만 전일에는 4530원까지 내려 앉았다. 시총은 9조1580억원에서 1조23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상선, 문 닫을 수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최근 이뤄진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발언과 법정관리 가능성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중 한 곳을 문 닫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두 회사 모두 살리고 싶지만 자구노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것.
그간 해수부는 국가 전략산업을 이유로 국적 해운사 2곳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태도가 바뀌었다.
전일에는 법정관리 가능성에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장중 17% 넘게 밀리며 2225원을 기록, 연중 최저치를 재차 경신했다.
금융권 일각에서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탓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대규모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4월과 7월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현대상선은 그간 4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와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심하게 휘청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내놓고 신속한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자금줄로 삼으려던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되면서 유동성 마련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다만 이달 말 뼈를 깎는 추가 자구안을 내놓고 벌크선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계획은 고무적이다.
벌크선 사업부를 에이치라인해운에 1000억원 안팎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수부 장관의 발언과 법정관리 가능성 등은 부정적 이슈지만 유동성 마련을 위한 매각 방안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큰 그림으로 봤을 때 단기적 영향은 불가피하며 장기적인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우조선, 대규모 영업적자 ‘고전’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영업적자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큰 손실을 보며 지난해 3분기까지 총 4조6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그 여파로 지난해 단 1기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재 고의적 분식 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감리를 받고 있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추진설 등 악재도 겪었다.
저유가도 대우조선해양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어차피 해양플랜트 발주가 제로인 상황에서 수주량이 더 줄어들 건 없지만 저유가가 길어질수록 실적 회복도 지연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조선업계가 버티는 것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회생 가능성 ‘깜깜’···전망 발언 ‘뚝’
이들 기업의 문제는 앞으로도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나 대우조선해양 등 향후 부도 가능성이나 경영 전망 등을 말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입을 뗐다.
그는 “현대상선의 경우 현재로서는 산업은행 지원 등 정치적인 논리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대그룹으로부터 새로운 자구안을 제출받지 못했으며 현재의 자금조달방안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경영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최근 해외의 한 선주와 맺은 1조3297억원 규모의 드릴십 2척 계약이 무기한 연기됐으며, 아메리카 대륙의 한 선주와 체결했던 1조2486억원 규모의 드릴십 계약도 미뤄졌다.
김 연구원은 "대주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상화 의지는 확인이 됐지만 여러 변수들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회계감리 절차와 함께 소액 주주들의 소송준비, 사옥매각 무산 등 악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전은정 기자 eunsjr@
뉴스웨이 전은정 기자
eunsjr@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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