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더민주, 현역의원 탈락에 해묵은 계파갈등 폭발야권연대 무산 분위기 속 與 비박계 독자세력화 관측도
새누리당은 지난 16일까지 7차례의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통해 전국 지역구 253개 가운데 250개에 대해 우선추천 또는 단수추천, 경선대상 등을 결정하면서 후보 공천작업을 사실상 모두 마무리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26명이 컷오프 혹은 경선 패배로 공천에서 배제됐다. TK(대구·경북) 친박 3선인 김태환 의원이 공천 탈락의 신호탄을 울린 이후 비박계를 중심으로 적잖은 이들이 내쳐졌다. 친이계 좌장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종훈·류성걸·김희국·조해진 의원이 줄줄이 컷오프됐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수차례 대립하는 등 말썽이 일었다. 컷오프된 의원들 상당수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일각에서는 원내외를 불문하고 세력이 제법 되는 친이계 포함 비박계 인사들이 독자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평가 하위 20% 컷오프 탈락자 10명과 불출마자 5명, 정밀심사 탈락자 10명,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결정된 강기정 의원까지 26명이 컷오프됐고 1·2차 경선에서 5명이 탈락했다.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와 홍창선 위원장이 수장인 공천관리위원회의 교감 속에 당내 주류인 친노계 의원들의 컷오프가 잇따랐다.
특히 당 외부 여론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정청래 의원을 비롯해 6선의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 4선의 이미경 의원 등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정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당의 결정을 수용했으나 이 의원 등은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을 결행하는 등 여전히 진통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상황이 이 같이 흐르면서 정책과 공약으로 대결해야 할 여야 정당들이 내부의 계파간 다툼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누가 죽고 누가 죽느냐에만 혈안이 돼 각기 지역을 발전시킬 정책 발굴이나 공약 수립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특히 올초 야권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쪼개진 이후 통합·연대를 둘러싼 줄다리기에만 매달리면서 여권에서도 계파가 갈라질 조짐을 보이며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가 이뤄질 것이란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야당의 한 전직 의원은 “공천을 둘러싸고 각 정당들의 계파간 경쟁은 늘상 있었던 일”이라면서도 “이렇게까지 갈등이 심각해 여러 당이 난립할 것 같은 분위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시점이면 후보를 순조롭게 확정하고 본격적인 민심잡기 대결에 들어갔어야 할 때”라며 “늦어도 한참 늦었기 때문에 이 같은 갈등은 선거기간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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