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도 자차 가입된다

금감원, 슈퍼카 ‘자차’ 보험 공동인수제도 의무화

앞으로 자기차량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람보르기니 등 수억원대의 슈퍼카도 공동인수제도로 자차가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위험도가 높은 차량이 공동인수됨으로써 일반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오히려 낮아지는 역전현상도 없어진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자동차보험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의 일환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인수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 손보업계는 사고위험도가 높아 단독인수가 거절된 불량물건의 위험을 전체 손해보험사들이 나눠 인수할 수 있는 공동인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손보사들 간의 위험을 평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동인수 보험료는 일반 보험료보다 최소 15% 이상 비싸다.

하지만 이륜차 등 위험도가 높은 차량의 경우 일반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공동인수로 가입하는 것이 되레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수억원대 슈퍼카 자차보험의 경우도 일정기준 없이 어떤 차량은 가입을 받아주고, 어떤 차량은 보험사들이 공동인수조차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해 형평성 논란도 있었다. 자동차보상 법규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배상책임보험의 경우 모든 보험사가 인수를 거부할 경우 의무적으로 공동인수 물건으로 분류해 인수해야하지만, 자기차량 담보의 경우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공동인수 전 보험사들의 공개입찰을 통해 보험료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는 ‘포스팅제도’도 보험사들이 제대로 안내를 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제도가 됐다.

포스팅 제도는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에서 거절한 공동인수 물건이 보험개발원으로 계약이 넘어가기 전에 소비자가 자신의 계약을 포스팅 시스템에 올려 보험사들의 입찰을 받는 것이다. 공동인수가 되면 15%가량 보험료가 인상되지만 포스팅 제도를 이용하면 보험료가 5%가량만 인상된다. 그러나 포스팅 제도로 낙찰된 보험계약 건수는 지난 2013년 도입된 해에 142건, 2014년 35건, 지난해 17건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인수제도를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해 대대적으로 손 볼 예정이다. 공동인수계약의 보험료 산출방식을 분야별로 세분화 시켜 보험료 역전 현상을 없애고, 보험사가 공동인수계약 가입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입찰 제도(포스팅 제도)를 알리도록 할 방침이다. 수억원대 슈퍼카의 경우 자차보험 공동인수를 의무적으로 하되, 가입한도를 정해 인수토록 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슈퍼카 자차보험 공동인수가 의무화될 경우 그나마 안정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치솟을까 우려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언더라이팅을 강화시켜 수억원대 비싼 외제차들의 자차 인수를 거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슈퍼카의 경우 자차보험을 이용한 보험사기도 많은데다, 경미한 사고라도 부품값이 상당해 손해율 감당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고가차량으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지면 결국 모든 보험소비자가 보험료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