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피해자 “한국법인 대표 말만 되풀이···진정 사과 없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지난달 있었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수사에 앞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웨이 DB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영국에 있는 옥시 본사를 찾아갔지만 한국법인 대표 말만 되풀이 했다며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김덕종 씨와 이 사태에 관여해온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은 이날(현지시간) 옥시의 영국 본사를 찾아 레카시 카푸어 CEO와 40분간 면담했지만 “‘apology(사과한다)’는 말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CEO가 한국에 직접 와서 피해자들 앞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우리의 첫번째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CEO가 면담 도중 김 씨를 따로 보자고 얘기했고 다른 직원이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려는 것’이라고 얘기해줬지만 김 씨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카푸어 CEO의 말이 옥시 한국법인 대표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똑같다는 점도 비난했다.

특히 김 씨 등은 “CEO가 입장을 담은 서한을 읽어줬고 아무런 질문을 받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며 “큰 기대를 하고 만났는데 그런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데는 5분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고 레킷벤키저의 지난해와 오늘의 입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다국적기업이 한국민에 대해 가진 입장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김 씨 등은 이날 형사사건 전문 영국 변호사와 만나 레킷벤키저 이사진을 영국 검찰에 고발하는 사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