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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진 기업들···정부 ‘투자’ 말도 못 꺼낸 사연

[현장에서]바빠진 기업들···정부 ‘투자’ 말도 못 꺼낸 사연

등록 2016.06.14 15:26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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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빠진(?) 대기업들 때문에 덩달아 정부의 일정도 조정되고 있다.

정부는 주중 10대 그룹과 간담회를 열고, 기업들에게 투자를 요청하려 했지만 이 행사는 돌연 연기됐다. 간담회가 미뤄진 것은 참여키로 한 일부 기업들의 내부 일정 때문이지만, ‘사정정국’으로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기업들을 바쁘게 만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는 투자에 목이 말라 있다. 무작정 투자보다 ‘신산업’이라는 미래가치가 있는 분야를 유인책으로 정해 미리 규제를 풀어 놓은 뒤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경제상황을 기업들의 투자를 통해 뚫고, 이참에 신산업도 육성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4월말 신산업 투자 시 세액공제 내용을 담은 ‘신산업 투자·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개혁’을 발표하면서 대기업의 신산업 투자 확대를 기대한 게 대표적이다.

장관급이 참석하는 이번 간담회에서도 10대 그룹을 불러 신산업분야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4월말에 발표한 내용의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대책 발표 한 달 반 만에 대기업과 맞대면을 하기로 했다는 점은 현재 정부에게 투자확대가 절실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부 기대와 달리 간담회는 이틀 전에 취소됐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일정 때문에 추후 다시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그룹의 경우 정부측에 당일 내부행사가 많아 참석이 어렵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B그룹은 사장단 회의 때문에 간담회 참여가 힘들다고 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 연기는 단순한 일정조율 차원을 넘어선 ‘사정 정국’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간담회는 1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13일 아침에 취소가 결정됐다. 공교롭게 지난 10일부터 주말 내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난타가 이어졌다. ‘사정정국’의 본격 출발신호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업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부처 내부에서도 이번 간담회 취소건이 롯데를 겨냥한 검찰의 칼날 때문이 아니냐는 귀엣말이 오간다. 한 정부 관계자는 “확실한 설명 없이 취소됐다는 얘기만 들었기 때문에 ‘롯데 때문이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의 ‘사정칼날’은 기업들의 식은땀을 흘리게 했을 뿐 아니라 정부의 들뜬 마음까지 가라앉혔다. 10대 그룹의 투자꾸러미를 잔뜩 기다렸던 정부는 기대감을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게 됐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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