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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공개 사과’ 후 1년···무엇이 바뀌었나

이재용의 ‘공개 사과’ 후 1년···무엇이 바뀌었나

등록 2016.06.22 15:24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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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울먹이며 “모든 것 바꾸겠다” 공언병원 혁신 등 메르스 관련 약속 거의 준수이제는 조직 문화 등 그룹 내부 혁신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6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6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인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이 부회장의 공개 사과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삼성 안팎에서 바뀐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 사태 확산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현장에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만 47번째 맞는 그의 생일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다”고 말한 뒤 연단 옆으로 나와 머리를 숙였다. 당시 이 부회장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가늘게 떨렸고 일부분에서는 울먹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메르스 확산 사태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삼성서울병원의 진료 환경 전면 혁신, 음압병실 확충,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 등을 공언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 안팎의 모든 것을 혁신시키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후 1년이 된 현재 여러 부분에서 달라진 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삼성서울병원의 경영 환경 혁신을 위한 컨설팅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빠르면 올 상반기 중에 컨설팅 결과가 담긴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약속했던 음압병실도 확충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5월 초 8개의 음압격리병실을 새로이 만들어 문을 열었다. 감염병 확산의 재발 방지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창궐하고 있는 감염병이나 신종 질환에 대한 정보도 의료진들에게 발빠르게 배포되고 있다.

감염병 백신 개발에 대한 지원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사과문에서 감염병 백신 개발 지원 사업에 오는 2019년까지 41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백신연구소에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보면 이 부회장이 공언한 약속은 대부분 지켜졌거나 지켜지는 과정에 있다. 다만 메르스가 어떤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대거 확산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은 1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단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삼성 안팎의 혁신이다. 이 부회장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 그 이상의 의미를 나타냈다. 투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삼성의 최고 의결권자로 나서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지난해 대국민 사과였다.

이 부회장이 늘 강조하던 ‘실용 정신’이 삼성 안팎에서 강화되고 실제 사례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였다. 지난해 삼성이 실행한 실용형 혁신의 키워드가 계열사 정리를 통한 ‘틀의 재정립’이었다면 이제는 내부 문화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조직 문화의 혁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선포한 ‘컬처혁신’의 세부사항 이행의 일환으로 조직 문화 혁신에 대한 최종 계획을 6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혁신 공언 후 1년이 되는 시점과도 일치한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계열사인 만큼 삼성전자의 고강도 혁신은 그룹 전체로 혁신 확산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수평적 조직 문화 정립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이번 혁신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의 삼성을 비교하면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기점으로 매우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다양한 채널에서 진행될 실용적 혁신과 실험이 앞으로 삼성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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