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 경쟁심화 수익성 악화 우려일부 증권사, 투자의견 매도 14년만에 최초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오전 10시16분 현재 전날보다 1300원(2.09%0 내린 6만900원에 거래중이다. 전날 4.75%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며, 52주 신저가를 또 한 번 경신한 것이다.
2분기 들어 면세점사업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도 조정을 받았던 호텔신라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지난 달 말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2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실적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 속에 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축소된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당시 호텔신라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3% 줄어든 187억4100만원, 당기순이익은 81.4% 축소된 28억2900만원에 그쳤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들 역시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며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2분기 실적 공개 후 분석리포트를 내놓은 주요 증권사 10곳 가운데 절반인 5곳이 투자의견 또는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향후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기도 했다.
먼저 KTB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Hold)’에서 ‘매도(Reduce)’로 변경했다. 호텔신라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발표된 것은 지난 2002년 5월 교보증권 이후 14년 만이다. 목표주가 역시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4만5000원을 제시했다.
유안타증권과 HMC투자증권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낮췄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로, HMC투자증권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Marketperform)’으로 변경했다. 목표주가는 각각 6만5000원과 6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 밖에 이베스트증권이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이 10만원에서 7만9000원으로 조정했다.
이들은 신규 면세점 간 경쟁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오는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추가발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조기 정상화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TB투자증권 김영옥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국내 최고 면세사업자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면세점 간 경쟁 현실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박성호 연구원도 “SK워커힐점과 롯데 월드타워점 폐점을 계기로 국내 시내면세점 M/S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전 분기 대비 국내 시내점 마진하락이 나타났고, 여기에 창이공항점 적자 확대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반면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하더라도 오는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면세점 경쟁이 점차 완화되고 호텔사업이 정상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 역시 주가의 단기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가 여전하고, 서울 면세점사업자 추가로 M/S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개선 확인 시기가 늦춰져 주가 반등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실적 호조 속에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특별한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적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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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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