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체·품목·시장·방식 변화로 일부 성과문제는 단기성과보다 ‘수출 패러다임’ 변화지속적인 수출환경 조성 위해 잠재력 제고해야
이러한 정부의 수출대책은 일부 성과를 냈다. 다만, 주력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G2(미국·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새로운 품목이나 신시장 발굴이 갖는 한계는 존재한다.
정부의 수출정책이 근본적인 수출잠재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수출액·물량 등 외형적인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수출문제는 시차를 두고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내수기업 3128개사가 수출기업화에 성공했다. 앞서 산업부는 올해 당초 목표보다 2000개사를 늘린 5000개사의 내수기업을 수출기업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변신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도 지난해 35.9%에서 올해 상반기 37.4%로 1.5%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꾸준히 관심을 쏟고 있는 5대 유망소비재(의약품, 화장품, 농수산식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도 올해 8월까지 수출은 1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를 새로운 수출대체품목으로 집중 육성하고자 지원예산도 114억원에서 152억원으로 늘렸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에서 올해 상반기 4.4%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 수출도 10.1% 늘어났고,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 수출도 6월 이후 두자릿수 증감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수출도 상반기에만 1조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7%나 급증했다.
이처럼 정부 정책의 성과가 일부 표면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수출의 구조적 혁신은 아직 발도 못 뗀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13대 주력수출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8%에 달하고,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나 선박 등의 수출 실적이나 중국의 경제상황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실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수 대기업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편중된 품목과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계를 갖고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하지만 유래 없는 수출부진이 이어지자 정부는 이 모든 대책을 황급히 꺼내들었다. 지난해에만 3번의 수출대책을 내놨고, 올해 2번 열린 무투회의에서는 기존 대책을 짜깁기해 지원대상·투자 폭만 늘려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지난 8월 수출은 일평균 수출액이 올해 1월 이후 최저치이고 수출물량도 3개월 연속 뒷걸음질 하는 등 주요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와 ‘20개월 만에 수출반등’ 성과를 무색케 했다. 정부 대책이 거둬들인 성과에 대해 사실상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이유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성과 위주로 꾸려지는 데 대한 우려감을 나타낸다. 단기 반등을 위한 를 경계하고, 수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수출회복은 유가 상승에 따른 단가회복이 주요인”이라며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기 보다는 수출잠재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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