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휘말려 자금조달 비상불안해진 투자자 자금수혈 중단사업 중단되면 그동안 쏟아부은 수백억 회수 불가
21일 CJ그룹 관계자는 “K-컬처밸리 조성사업은 100%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이 없어 관련 예산 삭감 등과 무관하다”면서 “그러나 각종 의혹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7천억원 규모의 투자 진행 논의가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많은 자금을 투입해 공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결정을 미루고 있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자금조달이 중단되는 바람에 진행중인 공사를 뒤로 미루는 등의 논의도 했지만 오래전부터 추진했던 숙원사업인 만큼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내년 초 시작되는 호텔 등의 착공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컬처밸리는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약 99만㎡)에 30만2000㎡ 규모 체험형 콘텐츠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00석 규모 융복합 공연장과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도 들어선다. 사업비로는 1조4000억원이 투입되며 일자리 9만 개 창출의 투자 효과가 기대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내년 말 완공 예정인 공연장은 지난 8월 착공했다. 호텔, 상업시설, 테마파크는 내년 초 동시에 착공해 201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은 당초 부동산개발업체 프라임개발이 2006년 경기도와 ‘한류우드’ 계약을 체결해 개발을 진행하다 포기한 땅이다. 동부산 테마파크 프로젝트가 무산된 이후 신규 사업지를 물색해왔던 CJ그룹은 올 2월 K-컬처밸리 단독 응찰에 나서 사업권을 따냈다.
CJ그룹은 K-컬처밸리의 사업시행자인 케이밸리를 지난해 12월 설립했다. 자본금은 CJ E&M 출자금 450억원과 싱가포르 투자사인 방사완브라더스 투자금 50억원 등 830억 원 규모이며, 앞으로 2000억원 규모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그 외 추가로 필요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7000억원 정도가 초기에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깊숙이 참여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개입설이 나돌아 차질을 빚고 있다.
K-컬처밸리 사업에 차은택씨가 연루돼 CJ E&M이 외국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위해 CJ그룹이 정부에 무조건 투자를 약속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경기도의회는 도가 CJ E&M 컨소시엄과 고양시 장항동 K-컬처밸리 용지 23만7401㎡를 공시지가(830억원)의 1%인 연 8억3000만원에 50년 동안 대부하기로 한 과정에 특혜가 있다고 보고 조사특위를 꾸려 의혹을 확인 중이다.
CJ 관계자는 “차은택씨가 연루돼 CJ E&M이 외국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경기도의회 측에서 조사하고 있는 만큼 싱가포르 투자회사 방사완 브라더스가 실체가 있는 건실한 회사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측은 각종 의혹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문제는 당장 투자자들이 자금수혈을 멈췄다는 것이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이라 투자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사업이 불발되거나 기약없이 미뤄질 수 있다. 이번 사업이 불발되면 그동안 투자한 수백억원의 자금회수도 불가능하다.
K-컬처밸리에는 현재 토지구매비, 임대, 공사, 설계 운영비 등 약 600억원 이상 투입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CJ의 경우 이재현 회장 사면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너 복귀시점을 고민하는 와중에 또 한번 암초를 만나 경영이 마비된 상황”이라며 “K-컬처밸리 사업의 경우 막재한 자금조달이 있어야 진행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CJ의 의지가 강하더라도 투자유치 안되면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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