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창립기념일 맞아 임직원에 주문혁신과 기업가치 제고 강조하며 ‘성장’ 방점작년 매출액증가 꺾여···해외수주액도 급감정의선 배경에 엠코시절부터 수혜···지상미션
1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선임된 성 신임 사장은 지난 10일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들 앞에 나서 취임 인사 겸 향후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날 창립기념일을 맞아 기념사를 겸해 대내외적으로 그의 비전을 비롯해 큰 경영 그림을 펼쳐보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성 사장은 이 자리에서 특히 내부 혁신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과 그의 최대 고민인 성장에 대한 얽힌 실타래를 한방에 타개하기 위한 주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김위철 전임 사장이 수장에 오른 2011년 이후 매년 매출과 해외건설 수주액이 급증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지난해 느닷없이 이런 추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은 6조9406억원으로 전년(7조3485억원)보다 4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게다가 작년 잘나가던 해외건설 수주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2015년 계약액기준으로 57억 달러대로 업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3억 5700만달러로 4위로 주저 앉았다. 이는 같은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이자 업계 경쟁사인 현대건설(29억7400만달러)보다 뒤쳐지는 성적표다. 가장 핵심인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까지는 6.95%로 지난 2013년 7.17% 성장세를 기록한 이후로 매년 단 한번도 7%대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실적 부진이 임기가 2년(2019년 3월) 넘게 남은 김위철 사장의 교체에 일부 빌미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성 사장이 수장(首長)에 오르자마자, 무한성장론을 내건 건 오히려 당연지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 그룹 주력 건설사인 현대건설보다 오히려 그룹차원의 지원을 많이 받는 등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례로 현대건설이 공들여 가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같은 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공유해서 사용하고 있고, 나아가 현대차 그룹 내부 공사물량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일부 전신인 현대엠코 시절부터 현대건설보다 더 많이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엔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이끌 정의선 현대차 그룹 부회장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개인 최대주주(11.7%)라는 정 부회장의 힘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역학적인 힘의 관계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일치된 시각이다. 현대차그룹측으로부터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매년 훨훨날고 있는 반면 그룹측의 절대적인 지지와 수혜를 등에 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성장세가 꺾인다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물론 시장에서도 고개를 갸웃할 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성상록 현대엔지 신임 사장의 고민이 회사 성장가도에 탄력을 붙이는 일에 있다고 보인다. 혁신을 통한 기업 가치제고라는 취임일성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그의 답보상태에 빠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장에 대한 고민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승계구도와 지분관계 등과도 밀접해 시장의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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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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