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철수하면 현지 21개 계열사에 보복성 조치 불보듯 뻔해중국 진출 22개 계열사 전체 철수 가능성 커
14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전 매장 처분을 위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뒤 실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마트 99곳과 슈퍼 13개 등 1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마트 현지 영업중단 상황이 해결되면서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 당국이 사드보복을 풀어줄 여지를 주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영업 중단으로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만큼 전체 매장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롯데마트에 대해서만 매각 결정이 난 것이지 제과나 칠성 등 다른 계열사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난 게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매출이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휴점 상태와 다름없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매출은 거의 없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했으며, 최근 또 한차례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드보복이 시작되기 이전에도 롯데마트는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지난 2008년 시작한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은 2013년 약 830억원이던 손실이 2014년 1410억원, 2015년에는 148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12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사드 불똥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도 롯데는 중국에서 철수는 없다며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롯데는 중국의 반한(反韓), 반롯데 정서를 달래기 위해 '중국 친화적' 메시지를 담은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을 사랑합니다. 우리(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랍니다”라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 신씨(辛氏)의 시조 신경(辛鏡)이 중국에서 건너온 인물이라는 사실까지 거론하며 중국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한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최근 우리 정부의 사드 잔여 발사대 배치로 양국 관계는 더욱 얼어붙었다.
롯데마트는 중국 현지 점포가 많아 철수를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그만큼 피해가 커 결국 철수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 사태에 따른 마트 부문의 위기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전체 매장 매각을 포함한 처분 방안을 매각주관사와 협의 중이며, 매각 범위 등은 파트너사를 어떻게 찾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영업이 올스톱되면서 납품길이 막혀버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회자는 사업장을 정리해 통합하는 등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보복으로 현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제조업체 계열사들도 함꼐 경영난을 겪어왔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을 실시하고 있는 수준이지 매각 등의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는 롯데가 중국시장을 아예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특성상 롯데가 마트 사업을 접으면 다른 계열사 사업에 대해서도 보복성 조치가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롯데가 사드보복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도 쉽게 마트를 철수하지 못한 것은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국에 진출해 있는 22개 계열사마저 피해를 입게 될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라며 “새정부 출범 후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기대했지만 좋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자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중국 전체 사업을 접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가 지금까지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손실 폭이 상당하지만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오히려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일 수 있다"며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됐던 중국사업 실패는 신 회장이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과제였는데 사드보복 불똥으로 자연스럽게 중국사업을 정리할 명분을 찾았으니 신 회장의 오점이 저절로 해소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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