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후 추가 철수 기업 나올수 있어자동차·배터리·게임업계 등 피해 직격탄사드배치 결정한 순간부터 피해 자초해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해야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지만 정부에 밉보일까 대놓고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중국 내 112곳 점포 전체를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에 착수했다. 롯데는 “사드 보복이 완화되기를 기다렸지만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는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서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타깃이 됐다. 정부가 애꿎은 기업을 끌어들여 더욱 큰 피해를 입혔다는 불만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롯데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이 이어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를 핑계로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자국 기업을 키우는 방안으로도 의심받는다.
이 때문에 롯데 이후 중국 정부가 다른 한국 기업을 상대로 더욱 노골적인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국의 사드 보복은 유통업체는 물론 자동차·화학·게임 등 전 업종을 망라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중국 내 생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회사가 합작사인 중국 기업에 공장을 내주게 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되면서 중국에서 사업 진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나서주길 바랐지만 이젠 거의 포기한 상태다”라면서 “이제는 그냥 시간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항공 업계는 사드보복으로 인해 가장 타격을 입은 업종이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인허가가 사업 방향에 직결되는 만큼 불만이 있어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게임 업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꼽히며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잇달아 진출했지만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진출길이 막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중국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허가권인 판호를 받아야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국내 업체에 대한 판호 발급이 중단됐다. 올해 초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RPG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이 ‘리니지2 레볼루션’의 판호를 신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이 대만·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기대작을 출시할 때 중국은 일단 제외하거나 고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M 수출이 확정된 곳은 대만 정도며 중국은 우리 의지대로 출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최대 게임 시장으로 꼽히는데 사드 문제로 경색된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업체들 대부분이 기약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가망이 없는 중국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사실 중국의 경제보복은 사드 배치를 공론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국과의 충분한 대화 없이 성급하게 사드를 배치를 결정해 후폭풍을 자처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불공정한 행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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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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