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청·조합 “이사비 지원 안돼”롯데건설 “공사비 감액으로 가야할 듯”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지난 25일 공문을 통해 롯데건설의 이사비 조건을 현실화해 수정 제시하도록 하거나 아예 삭제하라고 조합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따라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은 지난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롯데건설이 제안한 '이사비 1000만원과 이주촉진비 3000만원' 조건을 삭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최근 롯데건설은 GS건설과 맞붙은 미성·크로바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조합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게 될 경우 초과이익부담금 569억원을 지원해주거나 공사비에서 569억원을 감액해주거나, 이사비 1000만원과 이주촉진비 3000만원을 제공하겠다는 세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또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경우에는 부담금 대납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옵션 중 원하는 쪽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조합이 이날 이사비와 이주촉진비 4000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초과이익환수금 대납'에 대해서도 사실상 함께 '불수용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27일 롯데건설은 조합원들에게 조합이 '이사비 조건 삭제'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조합원들에게 알린다며 문자를 발송했다.
이 내용을 보면 롯데건설은 "이사회 진행 중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 이사비와 이주촉진비를 제안 내용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며 "관리처분 접수의 행정적 규제, 시공사 선정 총회 금지 가처분 등 서슬 퍼런 압박으로 인해 롯데건설의 이사비, 이주촉진비 부분을 포기하기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롯데건설이 맹세합니다. 세대당 무상지원 4000만원, 어떠한 경우데도 반드시 지급할 것입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파구청이 이사비 조건에 대해 시정할 것을 지시한 데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행정적 불이익일을 가하겠다고 한 이상 조합도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며 "이에 롯데건설이 이사비를 고수한다면 시공자로 선정되더라도 행정청이 이를 문제 삼으면 조합원들은 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미성·크로바는 이미 7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빠른 상황이어서 내년에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롯데건설이 조합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대납해주겠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 법률 자문을 통해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은 내달 11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롯데건설과 GS건설 중 한 곳을 시공사로 선정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우선 이사비 지원은 지금 조합에 시행계획으로 접수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명시가 돼 있는 부분이다”며 “조합원들에게 선택권을 드린 부분이기 때문에 추후 시공사 선정에 따라 공사비 감축을 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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