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던 정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재협상은 현실이 됐다. 1차 특별공동위원회에서 재협상에 대한 공식 요청을 거절했다는 발표가 무색하게도 한 달 만에 미국의 요구한 대로 재협상 개시 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일명 ‘미치광이’ 협상 전략 앞에 뒷걸음칠 치며 양보하는 것이라는 날 선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 정부가 이익균형론과 국익우선론을 기반으로 한 기존 한미 FTA 원칙을 저버리고 미국에 백기를 든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들어간다면 국익 극대화와 이익균형이라는 원칙으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그 결과를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된다”며 “모든 가능성이라는 것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폐기할 가능성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여전히 모호한 입장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로 적용받던 양허관세가 취소되면 향후 5년간 수출 총손실은 269억달러, 일자리손실 역시 24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악의 시나리오인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2017~2020년 4년간의 수출손실은 518억달러, 일자리손실은 45만5000개, 생산유발손실은 141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은 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미 정상회담까지 이제 3주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회담을 기회로 실익을 챙기고 피해를 최소화할 명확한 대책을 내세워야 한다. 만약 마지막 기회마저 발로 차버린다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안이함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인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