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통시장을 꿰뚫는 경영 전략오프라인 집중 모바일 한박자 늦어대기업 최초 수식어 계속되는 실험정부, 골목상권發 규제강화 리스크
◇S(강점, strength) 미래 유통시장을 꿰뚫는 경영전략 = ‘고객의 일상, 그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리는 유통의 ‘신세계’다.
정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직원들에게 “물건을 많이 팔려고 생각하지 말고 고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라”는 말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했다.
과거 유통은 고객이 얼마를 쓰고 가느냐에 중점을 뒀다. 때문에 좋은 위치, 넓은 매장, 편한 주차, 브랜드와 상품 등이 중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들보다 고객의 기억, 경험, 시간이 21세기 유통의 3요소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필드‘다. 그는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 국내 처음으로 초대형 테마형 복합 쇼핑몰을 선보이며 기존 유통 포맷을 바꿨다. 제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이 아닌, 문화를 통해 제품을 소비한다는 역발상이다. 지난 2016년 9월 하남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코엑스, 고양점은 눈에띄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남점은 올해 1~3분기 803억원의 매출(임대료 등), 22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오픈 1년 만에 본 궤도에 올랐고 지난 8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 역시 순항 중이다. 5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선보인 초대형 서가 '별마당 도서관'은 인근 명소가 돼 상권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W(약점, weakness) 오프라인에 집중 모바일 한박자 늦어 = 정 부회장은 그동안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대형 종합몰 등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신속한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막강한 경쟁자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도 서둘러 온라인에서 신세계 유통 채널을 한 데 모은 온라인 통합 플랫폼을 구상했다. ‘쓱’으로 이름을 알린 SSG닷컴이다.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몰, 트레이더스, 분스를 사이트 한 곳에 담아 쇼핑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현재 주요 종합 온라인 쇼핑몰로 자리 잡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SSG닷컴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오픈마켓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O(기회, opportunity) - 대기업 최초 수식어 계속되는 파격실험 = 최근 정 부회장은 또 한 번 ‘파격’을 선보였다.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꺼내 들었다. 근무 시간을 단축해 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을 제공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주기 위한 ‘워라밸(워킹과 라이프의 균형)’ 향상을 위해서다.
근로시간은 단축하면서도 임금 수준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 또한 파격적이다. 그는 일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삶을 즐기면, 업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이는 결과적으로 업무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통업은 오래전부터 낮은 임금, 열악한 근로 환경 때문에 3D 업종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이런 일반적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 파트타임 직원 가운데 주 35시간 근무가 가능한 인력 1000여명에 대해선 본인이 희망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기로 했다.
◇T(위협, threat) -정부, 골목 상권發 규제강화 리스크 = 내년 유통업종에 가장 부정적인 리스크 요인으로는 '정부 규제'다. 규제의 강도에 따라 성장성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존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 이외에 복합쇼핑몰, 아울렛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확장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기 때문에 대형마트의 수익성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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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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