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국민연금 KCGS 권고안 준거로 삼아···시장 주목국내외 유수 자문사들 따라 반대 의견 제시할 확률 높아
특히 기업지배구조원은 분할·합병안 통과 여부에 ‘키맨’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 계약을 맺은 상태로 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안이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에 따라 현대차그룹에 분위기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원은 이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안에 대한 권고안을 국민연금에 전달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의견궐 행사 때 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안을 준거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를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국내외 유수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합리한 합병’이라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고 있어서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 루이스는 전일 보고서를 내고,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세계1위 의결권 자문사로 알려진 ISS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는 있지만, 그 거래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며 주주들에게 합병을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 역시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며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서는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9일 현대모비스의 사업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와의 부분합병 안건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합병비율 산정 시 존속부문 가치가 과대평가되고 분할부문은 과소평가돼있어 주주에게 부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주주들에게 ‘반대’ 의결권을 권고했다.
그동안 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등 주주가치 훼손과 관련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도 ‘반대’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로 꼽힌다.
만약 기업지배구조원이 예상대로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 현대차그룹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으로써 주총에서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국민연금의 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찍이 현대모비스 합병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엘리엇이 이미 해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반대 위임장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그룹으로는 국민연금의 표가 더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당위성과 취지에 대해 시장과 주주들을 끝까지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반대 의견을 제시한 자문사들이)이번 개편안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반대로 이번 개편안으로 모비스 주주는 이익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며 “분할합병으로 모비스는 미래 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동시에 글로비스의 성장은 곧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로 성과가 확산하는 구조로 이 또한 모비스 주주 이익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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