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38년만에 공정거래법 전면 손질···내부거래 근절 방점한화·KCC·증흥 등 건설사들 작년 내부거래 두자릿수 증가“건설사, 오너일가 일감 몰아주는 형태 아니라도 경영 변화필요”
건설사의 내부거래는 오너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형태는 아니지만, 현 정부 기조가 내부거래 근절에 방점을 찍은데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질수록 경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경영 환경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과 KCC건설, 증흥토건 등 일부 건설사들의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액은 두자릿수 이상 크게 증가했다.
실제 한화건설의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은 6933억원으로 전년 4803억원 보다 44.3% 가량 올랐다. 내부거래 비중도 5.5%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20.8%를 기록했다. 한화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5년 14.3%, 2016년 15.3%로 매년 오름세다.
KCC건설도 지난해 주춤했던 내부거래 비중이 다시 늘었다. KCC건설은 지난 2015년 23.62%에서 2016년 17.4%로 떨어졌으나 지난해 다시 22.7%로 올랐다. 내부거래 매출도 지난해 3011억원으로 전년 2021억원에서 49% 가량 올랐다.
중흥건설의 중흥토건 역시 지난해 거둬들인 매출액 2조1467억원 가운데 내부거래를 통해 865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3년만해도 내부거래 매출이 2300억원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중흥토건은 이 원동력을 통해 지난해 35위에 머물렀던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13단계 상승하며 올해 22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내외 경기에 민감한 건설사들은 업계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내부거래로 업황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며 성장해왔다.
또한 일부 건설사들은 그룹 계열사의 보안상 필요한 공사를 이유로 계열 건설사를 통해 공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며 그룹사는 내부 기밀을 유출하지 않고, 계열 건설사는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려왔다.
그러나 현 정부 기조가 그룹과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한 외형 성장은 공정한 경쟁을 막고 여타 기업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데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질수록 건설사 자체 경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경영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38년만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법 특별위원회가 공정위에 제출한 최종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대기업의 부당 관행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지주회사 제도 개편 ▲공익법인의 순환출자 규제 강화 ▲해외 계열사 공시 ▲사익편취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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