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갖춘 초임 상무도 부행장보 발탁 한층 젊어진 조직 앞세워 역동성 강조빠른 조직 안정화 등 선결과제 산더미
새해부터 새로운 출발을 감행하는 만큼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조직 아래 손태승 은행장 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다.
우리은행은 지난 29일 우리금융지주의 초대 임원 선임 인사와 우리은행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금융지주에는 부사장 2명과 상무 3명이 내정됐고 우리은행은 2명이 부문장 승진, 3명이 집행부행장 승진, 6명이 부행장보 승진, 10명이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어 30일에는 각각 18명과 11명의 영업본부장·본부장 승진 인사와 이동 인사를 단행하면서 연말 인사를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다른 은행들과 달리 집행부행장만 뒀을 뿐 부행장보라는 직급을 두지 않았다. 집행부행장 밑에 바로 상무가 있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집행부행장의 숫자를 줄이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부행장보 직급을 만들었다.
직급 체계는 전보다 한 단계 더 복잡해졌지만 능력 있고 젊은 인사들을 발탁함으로써 조직 안팎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상무에서 부행장보에 오른 6명의 배경이다. 손태승 은행장이 그동안 강조했던 능력 중심 인사와 세대교체 원칙이 그대로 드러났다.
신명혁 중소기업그룹 부행장보, 최홍식 기관그룹 부행장보, 정종숙 WM그룹 부행장보, 김종득 자금시장그룹 부행장보,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보, 조수형 소비자브랜드그룹 부행장보 등은 모두 재작년까지 본부장급이었지만 이번에 일제히 부행장보로 뛰어올랐다.
양성평등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 정종숙 부행장보 외에 송한영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이 외환그룹 상무로 발탁돼 우리은행의 여성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인사 포인트다.
조직 또한 근소한 변화가 있었다. 글로벌 부문이 사라졌고 영업부문과 영업지원부문이 생겼다. 글로벌 부문이 사라진 것은 내년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들어서는 만큼 그동안 은행 차원에서 주도했던 글로벌 확장 작업을 지주회사 주도로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깜짝 발탁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은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우선 임원 선임 이후 3년의 임기를 채운 이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은행을 떠나게 됐다.
또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13명의 임원들 중에서 지난해 말 채용비리 혐의로 보직에서 제외 된 2명을 뺀 나머지 임원 중 이번에 승진 명단에 오른 정채봉 부문장, 김정기 부문장, 하태중 부행장, 이원덕 부행장 등 4명만 유임됐다.
이같은 인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새 부대에 새 술을 담겠다’는 손태승 은행장의 강력한 의지를 유추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게 되면 다른 은행계 지주회사 산하 은행들처럼 지주 산하 자회사 은행으로 남게 된다. 간판은 그대로지만 사실상 새 출발 선상에 서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임기 3년을 넘긴 임원들을 과감하게 퇴임시키고 임원으로서의 재직 경력이 짧은 이들을 발탁한 것은 한층 젊어진 조직을 중심으로 은행 전반의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인사에서 드러난 최우선 원칙이 세대교체였다면 새롭게 출범할 우리금융지주 임원 인사는 ‘소박한 출발’이라는 원칙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금융지주 임원 인사에서는 박경훈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상무와 최동수 우리은행 미래전략단 상무가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선임됐고 이석태 전략사업담당 상무, 정석영 리스크관리본부 상무, 황규목 상무(준법감시인)도 우리금융지주로 둥지를 옮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해도 당장은 그룹 전체 이익에서 우리은행의 비중이 매우 절대적인 만큼 출발 단계에서부터 임원 조직을 키우기보다 지주회사 체제를 잘 알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정예 요원으로 초기 임원진을 꾸리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주회사와 은행의 조직을 개편한 만큼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우리금융지주 출범 작업에 대한 마무리에 총력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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