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년 만에 인사·급여·복지통합 완료 함영주 행장 리더십 조명···연임에 탄력KEB하나은행 노조의 ‘협상력’에도 주목 “채용비리 후폭풍 등 사측 악재 기회로”
20일 KEB하나은행은 지난 18일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안에 대한 서명식을 갖고 2015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모든 통합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전날 노조의 찬반투표에서 68.4%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KEB하나은행에 옛 하나·외환은행 간 인사통합은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공식 출범 후 전산·노조통합으로 결속력을 다졌음에도 복지·급여체계 문제는 해결하지 못해 조직 통합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원화된 임금과 직급, 복지체계로 직원 간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내부 불만도 많았다.
이에 KEB하나은행은 직급체계를 ‘4단계’로 통일하는 한편 출신 은행에 따라 달랐던 임금체계를 단일화했다. 특히 급여는 상대적으로 높았던 옛 외환은행 기준에 맞춤으로써 새로운 통합 급여제도를 이행해도 급여가 줄어들지 않고 현 수준 이상을 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복지제도와 관련해서는 기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제도 중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의 장점을 승계했다. 직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할 수 있도록 여건을 확대하고 자기계발, 건강증진, 자녀교육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지원 기준을 넓힌다는 게 골자다.
이로써 KEB하나은행은 출범 이후 지속됐던 인사통합 이슈를 매듭지었다. 노사가 지난해 5월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인사제도 통합안 마련에 착수해온 결과다. 당초 지난달 27일 합의안을 마련해 투표에 부쳤으나 조합원의 반대로 불발됐고 새해 다시 합의점을 찾아 끝내 제도를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통합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는 인물은 다름 아닌 함영주 행장이다. 은행의 실적행진으로 이미 경영능력은 입증한 가운데 인사제도 통합이라는 숙원사업을 풀어내며 리더십까지 부각시키게 돼서다. 그가 ‘통합 KEB하나은행’의 초대 수장인 만큼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물론 채용비리 공판이 남아있으나 이대로라면 다음달 가동될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도 부담 없이 함 행장의 연임에 손을 들어줄 수 있다.
일각에서는 KEB하나은행 노조의 협상력을 높이 평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노사관계의 균형이 기울어진 ‘적절한 타이밍’에 사측을 효율적으로 압박하며 유리한 조건을 끌어냈다는 분석에서다.
사실 장기간의 노력에도 KEB하나은행의 제도통합이 미뤄진 데는 비용에 대한 사측의 고민도 한몫했다. 이번처럼 직원의 임금을 높이고 복지혜택을 늘리면 그만큼 은행 차원에서 지출해야 할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순이익이 매년 늘고 있다고 하나 경영진에게 이 같은 상황이 달가울리 없다.
그럼에도 함 행장과 사측은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처지였다. 제도통합에 실패할 경우 실적개선에 공헌한 그간의 노력까지도 묻혀버릴 수 있어서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구속으로 다시 거세진 ‘채용비리 후폭풍’도 CEO 인사를 앞둔 이들을 조급하게 했던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KEB하나은행은 타협에 도달했고 노사 모두 하나씩 실리를 챙기는 기분 좋은 결과를 맞았다. 이들은 ‘화학적 결합’을 통한 내부역량 극대화와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며 진정한 ‘원뱅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함영주 행장은 “노사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제도 통합을 완성하고 미래지향적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결실을 맺었다”면서 “KEB하나은행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KEB하나은행 노조도 “제도통합안 가결로 조합원이 굳건히 단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