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수 회장, 개인회사 정산앤컴퍼니 자금으로 코스모화학 지분 28.52% 확보···최대주주 회복1000억대 규모 ㈜GS 지분 있으나 매각 안해 향후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인수시 활용할 수도
코스모화학은 지난 28일 최대주주인 코스모턴어라운드 유한회사가 보유 주식 28.52%(451만7374주)와 경영권 등을 정산앤컴퍼니에 약 61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코스모화학 지분 4.12%를 보유하고 있던 허 회장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32.87%로 지배력을 확보함은 물론 최대주주로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그간 허경수 회장은 코스모화학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했지만 비상근으로 경영 자문 정도만 참여했다.
한국지탄공업(주)가 전신인 코스모화학은 1971년 한국티타늄공업, 2003년 현재 상호로 변경했다. 화학소재와 토건 자재, 건설엔지니어링, 무역,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했지만 1997년 IMF 직격탄을 맞아 1999년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
2003년 허경수 회장이 인수한 이후 코스모화학은 코스모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하게 됐다. 2005년엔 GS그룹에 편입됐고 워크아웃까지 신청해야 했던 경영상황도 개선됐다. 영업손실을 이어가던 코스모화학은 2009년 들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규모도 증가했다. 2009년 매출액은 1105억원으로 인수해보다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4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2억원에 달했다. 2011년에는 매출액이 1724억원, 영업이익 212억원, 당기순이익 140억원으로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3년부터 전방산업 업황 부진과 중국 경쟁업체들의 반덤핑 수출로 위기를 맞았다. 계열사간 지급보증 규모가 늘어난 것도 코스모화학에 부담이 됐다.
결국 코스모화학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13년 매출액 3154억원, 영업손실141억원, 당기순손실 58억원으로 적자에 허덕였다. 2014년엔 매출액 28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영업손실도 361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872%나 늘어났다. 결국 허 회장은 2015년 보유하고 있던 코스모화학 지분 11.39%를 코스모턴어라운드유한회사에 매각했다.
코스모턴어라운드유한회사는 SG PE-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허 회장 지분 인수의 주체로 내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당시 허 회장은 지분 매각 대금을 이용해 해당 프로젝트펀드 설정액의 약 30%인 230억 원을 후순위 출자해 향후 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주주가 코스모턴어라운드로 바뀐 이후 코스모화학은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 작업이 단행됐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함께 인천과 온산 공장을 대상으로 공장 단일화 작업을 단행했다. 생산 제품도 수익성이 높은 이산화티타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7년 코스모화학의 매출액은 4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0.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273억원으로 손실의 고리를 끊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5076억원, 영업이익은 129억원, 당기순이익은 31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이 개선되자 기업 가치도 증가했다. 2016년 12월9일 380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2017년 1만원대로 올랐으며 지난해 3만5500원까지 상승했다.
코스모화학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고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허 회장은 다시금 경영권 회복에 나섰다. 지난해 8월 허 회장은 코스모턴어라운드유한회사로부터 코스모화학 주식 65만2000주(당시 지분율 4.89%)를 시간외 매매로 사들였다. 이어 정산앤컴퍼니를 통해 추가 지분을 매입,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했다.
보유 중인 ㈜GS 지분을 매각해 직접 코스모화학 지분을 인수할 수 있었지만 허 회장은 개인회사 자금을 이용했다. 허 회장이 보유 중인 ㈜GS 지분은 2.11%로 지난 28일 종가 기준 1027억원 규모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허 회장이 향후 ㈜GS 지분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허 회장이 향후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인수에 ㈜GS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허 회장은 정산앤컴퍼니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긴 했지만 경영권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 KL&파트너스는 코스모그룹 지주회사인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를 400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L&파트너스가 코스모앤컴퍼니 투자에 활용한 펀드의 만기가 도래한 시점에 허 회장은 원리금을 반환해야 하는데 그 규모가 약 620억원이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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