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종현 회장 장학재단 출신···‘합리적 사고’로 분류“사회적 가치 창출 이해 높아”···‘자유’ 갈망하는 학자저서 ‘개척하는 지성’에서 “기성세대 사회시스템” 비판
염 전 총장은 신임 사외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염재호 이사회 의장이라는 새로운 의사 결정 체제가 구축됐다.
SK그룹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것은 경영을 투명하게 감시하는 이사회의 취지와 역할을 강화한 것”이라며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 경영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로 염 전 총장을 꼽았다. 이런 평가는 최태원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사회적 기업’과도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염 전 총장은 최 회장과 인연이 깊다. 염 전 총장은 최 회장의 신일고와 고려대 선배다. 그간 염 전 총장은 SK그룹 주요 행사에 이따금 모습을 드러내 ‘사회적 기업’을 얘기하는 최 회장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염 전 총장은 고려대 행정학 석·박사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정치학 박사를 마쳤다. 특히 최태원 회장 선친인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출신이다.
그런 인연으로 지난해 8월 2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고 최종현 SK회장 20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염 전 총장과 홀로그램으로 재현된 최 전 SK회장이 자연스럽게 대담하는 영상이 상영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염 전 총장은 비교적 진보적이고 시대 흐름을 읽는 눈이 뛰어난 학자로 분류된다. “앞으로 명문대 졸업장은 10년도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과 “젊은 세대의 불안과 좌절은 이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지 못한 기성세대에 많은 책임이 있다”고 한 것 등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전부 지난해 11월 염 전 총장이 쓴 ‘개척하는 지성’에 나오는 말이다.
책 출간 이후 인터뷰에서 염 전 총장은 “저는 원래 자유로운 것을 원해서 법대 시절 다들 고시 공부할 때도 저만 유일하게 계속 공부를 하겠다고 유학을 갔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이고 이제는 자유롭게 프리랜서 작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또 “20세기 대량생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직장이라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인데 지금도 그때와 같다고 생각하고 똑같이 거기에 시간과 돈을 들인다”면서 “이런 일련의 상황이 너무 답답했고 정리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책을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고려대 학위수여식에서도 염 전 총장은 “다른 사람의 메아리가 되지 말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먼저 내라고 주문하고 싶다”며 “선배들이 지난 세기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산업 근대화의 주역이었던 것처럼 21세기에는 여러분만의 목소리로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인재’와 ‘시대변화’를 중점에 두고 생각하는 학자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주요 저서로는 ▲딜레마이론 : 조직과 정책의 새로운 이해(1994) ▲정보정책론(1997) ▲신제도주의 연구(1998) ▲Development Strategies in East Asia and Latin America(1999)가 있다.
다음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프로필.
1955년 1월 4일 서울 출생(64세)
고려대 행정학 학사
고려대 행정학 석사
스탠퍼드대 정치학 박사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1990년 3월~)
서울시 산학협력포럼 회장(2010~2015년)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기관 평가위원회 위원장(2011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단장(2014~2015년)
우정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장(2012~2015년)
제19대 고려대 총장(2015년 2월~2019년 2월)
SK(주) 이사회 의장(2019년 3월~)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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