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6년만에 BMW코리아 대표이사 등극車세일즈·마케팅 전문가···과제 동시 떠안아
BMW코리아는 4월1일자로 신임 대표이사에 한상윤 사장(54)을 선임했다. 한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것은 BMW 입사 이후 16년 만이다. 1957년생인 김 회장(63)이 일선 경영에서 물러나고 한 사장이 회사 운영의 전반을 총괄하는 사실상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공식화한 것이다.
1995년 BMW 한국법인 설립 당시 재무담당(CFO)으로 근무를 시작했던 김효준 회장은 지난 2000년 대표이사에 취임한지 20년 만에 대표 직함을 내려놓게 됐다. 다만 그동안 한국 내 브랜드 성장을 이끌어온 리더십과 경영 성과를 독일 본사로부터 인정받아 회장직은 계속 수행한다. 이로써 BMW코리아 등기임원은 김효준 회장과 한상윤 대표이사, 토마스 센서 최고재무책임자(CFO) 3인을 유지한다.
한 신임 사장은 김 회장이 그동안 일궈낸 성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난해 ‘불자동차(火車)’라는 오명을 쓴 굴욕적 이미지를 우선 떼어내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 취임 시작부터 어깨가 무겁다.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에 밀려난 시장 지배력은 물론 브랜드 신뢰 회복에 이르기까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한상윤 사장은 지난 25년간 자동차 업계 몸담았던 인물이다. 1995년부터 사브코리아와 GM코리아 등을 거쳐 2003년 BMW에 합류했다. 이후 BMW 마케팅과 미니(MINI) 총괄에 이어 2015년까지 BMW 세일즈 총괄을 역임했고, 2016년 BMW 말레이시아 대표이사를 맡아 20% 판매 성장을 일궈냈다.
이후 지난해 초 한국으로 복귀해 대외 활동은 자제하면서 BMW코리아 사장 역할을 조금씩 수행해왔다. BMW 측은 “지난 1년간 대표이사직 승계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 왔고 이번에 대표이사에 취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장을 맡은 그는 회사가 정한 대외활동 자제 기간(6개월) 등으로 그동안 내부 경영에 집중해왔다. BMW 관계자는 “리콜 사태 이후 딜러 협력이 관건이었는데 위기에서도 딜러와의 끈끈한 협력을 이끌어내고 내부에서 리콜을 해결해 나가는 역할에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한 사장을 지켜봐온 사람들은 그가 직원들과 털털하게 소통하는 성격이면서 맡은 업무는 목표를 향해 철저하게 실행하는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한다. 외적으로는 강한 인상을 갖고 있지만 성격은 섬세하고 꼼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당장 BMW코리아가 ‘한상윤 시스템’으로 변화를 추진하지 않고, 김효준 회장이 은퇴 이전까지 리콜 마무리 등 리스크 관리부분에서 지원사격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운영권에서도 김 회장이 어느 정도 권한을 갖는 선에서 한 사장의 업무를 도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BMW는 2017년 매출액 3조6336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거뒀다. BMW 자동차의 2018년 판매량은 5만524대로 전년 대비 15.3% 줄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는 이달 제출할 예정으로 리콜 비용 등의 반영으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장은 대표이사 첫 해 리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조기에 영업·판매 정상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연쇄적으로 발생한 디젤 세단 520d의 엔진룸 화재 사건은 추가로 재발하지 않은 가운데 BMW 측의 조속한 리콜 노력으로 사태는 마무리돼 가는 과정에 있다. 그런 만큼 한 사장은 올해 브랜드 신뢰감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팀(One voice, one team)’을 목표로 회사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머드급 이슈를 대응해야 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김효준 회장이 그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브랜드력을 다시 다지는 게 한상윤 사장의 가장 시급한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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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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