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임 이 사장 40년 조선 전문가···건설 경험 無회생 결정적 역할 건설 부문, 전체 매출의 절반 조선 구하고 건설 유지해야 경영정상화 본 궤도
이같은 우려의 배경은 과거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를 세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에 지었던 수빅조선소는 조선산업의 글로벌화로 불리며 당사 성장을 견일할 것으로 기대됐다. 부산 소재 영도조선소를 대신할 생산부지로 수빅조선소를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필리핀 현지 인력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를 누리려는 수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조선업의 핵심인 숙련 노동자 부족은 건조지연 등 악재로 이어졌다. 결국 수주액 감소로 지난 2016년부터(2016년 1820억원·2017년 2335억원·2018년 3분기 누적 601억원)매년 2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수빅조선소는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같은 판단이 조 전 회장의 조선업 이해 부재에 기인한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조 전 회장은 1991년 한진종합건설 부회장을 거쳐 한일개발, 한진건설 등 건설업계 인물이다. 같은 시기 한진중공업 조선‧건설부문 통합 대표이사였던 이윤희 대표도 35년 이상 토목 건설업계서 일한 토목전문가로 불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숙련된 인력이 핵심인 만큼 상대적으로 값싼 필리핀 현지 인력을 2~3년 가르쳐서 되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조선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리더들이 수빅 조선소를 세우면서 결국 완전자본잠식이라는 결과를 낸 것이라는 평이 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수빅조선소는 회생절차에 돌입했고, 이 때문에 발생한 자본잠식으로 지난 2월 13일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 된 바 있다. 자본잠식이란 회사를 세울 때 모았던 자본금이 다 소진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결국 한진중공업 매출을 이끌던 조선업 사업부문은 전제 매출액의 31%에 그치는 수준이 됐다. 조선업 매출액을 보면 지난해에는 5469억3000만원, 2017년 4168억51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제 매출의 절반가량(48%)를 차지하는 건설부문은 지난해 8430억원, 2017년 8181억원으로 꾸준한 매출을 보였다. 이 때문에 당분간 건설분야 매출액이 한진중공업의 부진한 성적을 뒷받침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3월 취임한 이 사장의 역할은 막대하다. 건설부문 매출을 꾸준히 유지함과 동시에 주저앉은 조선업을 회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사건들을 반추할 때 조선업 경력만 가진 이 회장이 건설부문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조선해양을 시작으로 대한조선 대표이사와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한 조선통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다른 업종인 조선과 건설, 두 분야를 모두 챙겨야 하는 한진중공업의 특성상 둘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조선과 건설 모두 수주를 따는 사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경영목표인 기초 역량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 미래성장기반 확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건설업이 현재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설업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아닌만큼, 이 사장의 조선업 관련 경험이 현재 침체한 사업에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한진중공업을 심의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지난 23일~29일 주식매매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0일까지는 대주주인 조남호 전 회장의 100% 주식소각, 일반주주는 5:1 무상감자에 따라 다시 매매거래 정지에 들어간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 자본총계를 플러스로 전환시키고,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을 해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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