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박람회서 계약 성사 1건도 없어업체들 “수주 가능성 타진·기술력 소개” 초점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가삼현 사장과 정기선 부사장,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사장,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 등은 경영진들과 함께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OTC 박람회가 열린 미국 휴스턴을 방문하며 글로벌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조선 3사 사장들은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 확보를 위한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행사장을 찾았으나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의 경우 미국선급협회(ABS)와 기술 협력 방안을 이끌어낸 정도에 그친 모양새다.
3사 CEO들은 발주처 및 주요 업체 경영진들을 만나 향후 기술 방향에 대한 정보 공유하고 자사 건조 기술력 등을 알렸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수주 확대가 절실한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주요 업체들은 영업 부문에서 공유 받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계약을 따내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선박은 몇 개월 씩 협상해야 된다”면서 “짧은 기간의 현지 행사에서 계약 실적을 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글로벌 행사에 앞서 협상을 마치고 이벤트 현장에서 장소만 빌려서 계약 서명을 하곤 했다”면서 “현장에서 수주 계약이 사실상 된 것처럼 포장된 면이 없진 않다”고 밝혔다.
OTC는 엑손모빌, 쉐브론, 비피, 코노코필립스, 로얄더치쉘 등 글로벌 오일 메이저를 비롯해 20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해양 박람회다. CEO들 입장에선 자사 기술력을 적극 알리면서 수주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인 셈이다.
올해 해양플랜트 시장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연초 배럴당 50달러 초반에 머물던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오랜 수주 가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해양플랜트 업황이 살아날 조짐을 보여서다. 해양플랜트 일감은 수주 금액이 선박 대비 10배 이상 높아 경영실적 개선 효과가 크다.
업계에선 통상 배럴당 60달러를 넘었을 때 해양플랜트가 경쟁력을 갖는 시기로 보고 있다. OTC에서 당장 성과가 나오진 않았더라도 유가 흐름에 따라 글로벌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은 유효하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및 가스 관련 프로젝트 영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올 상반기 발표가 유력한 이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약 70억 달러에 달한다. 이밖에도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캐나다 키스파, 베트남 블록B 해양가스생산설비(CPF) 등이 하반기와 내년 초 입찰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 가운데선 현대중공업만 해양플랜트 수주를 따냈다. 올해는 현재까지 삼성중공업이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으로부터 따낸 10억달러 규모의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가 유일하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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