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앤컴퍼니와의 배타적 협상 기간 넘겨롯데 측, 한앤컴퍼니와 협상 지속 입장 내놔다만 한앤컴퍼니 대주주적격성 심사 부담
15일 IB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한앰컴퍼니에 대한 배타적 협상 기간이 종료됐지만 기존 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이 한앤컴퍼니와 배타적 협상기간과 관계 없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협상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점은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루어졌고 세부적인 협상만 남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 측이 한앤컴퍼니와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각 금액이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하기 위해 1조44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100% 지분가치를 1조8000억원으로 판단한 것으로 롯데그룹이 희망했던 매각가 1조5000억원(지분 100%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은 이보다 2000억원 적은 금액을 써내면서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한앤컴퍼니를 선정한 이유로 ‘재매각’을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매각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 특성 상 수년 후 롯데그룹이 되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불가능하지만 국회에 계류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될 경우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재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대주주 결격사유의 하나인 조세범처벌법 위반 관련해 고발되면서 한앤컴퍼니의 롯데 카드 인수가 다소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KT 새노조는 한 대표가 온라인 광고대행사 엔서치마케팅을 KT 종속회사인 나스미디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탈세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회사를 설립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 설립 2년 안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하기 때문에 오는 10월 중순까지 매각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검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검찰 수사 등으로 확인이 안된다면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 특히 법상 대주주 적격성 ‘결격 사유’가 될 수 있어 검찰 수사 결과와 법원 판단에 따라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 롯데의 셈법이 복잡해 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M&A 절차상 본입찰에 참여한 다른 인수후보들과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만큼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이나 하나금융지주 등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한앤컴퍼니 외에 다른 경쟁자와 재협상하는 기류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계약 상대방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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