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뻥튀기 의혹, 현실성 없는 심사 논란 등이 배경전문가 “취지 좋지만···장기적 공급부족 및 로또분양 우려”중·소형 평형에만 규제하는 이원화 대안 등 제시하기도
지난 6일 HUG는 아파트 신규 분양 시 분양가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앞으로 평균 분양가의 100% 이내서 분양가를 정하는 것으로, 종전 기준이었던 ‘주변 분양가의 110%’에 비해 규제가 강화됐다.
◆분양가 개선안 왜 나왔나
지난 2016년 8월 이후 3년만에 나온 이번 개선안의 발표 배경은 최근 HUG분양가 규제에 대한 다수의 논란 때문이다.
우선 최근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북위례 분양가원가공개 아파트 분양가 공개 실태 분석을 통해 해당 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4100억원 부풀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HUG의 분양가 심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HUG는 최근 서울 강북 미아동에서 분양한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 분양가를 당초 3.3㎡ 당 1700만원에 책정했지만, 조합측은 분양가 기준이 된 성북구 ‘꿈의숲아이파크’와는 생활권과 부동산 시세가 아예 다르다며 반발했다. 이에 HUG는 분양가를 재조정했고, 이같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부터 크게 오른 서울 집값도 분양가 규제 개선안을 만든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서울 민영 아파트 가운데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단지는 지난해 29.2%에서 2019년 48.8%로 절반에 육박한다.
◆분양가 규제 강화···“서민 집값 안정”VS“로또분양·장기적공급불안”
이번 분양가 규제 강화에 대해 HUG와 국토교토부 측은 서민 집값 안정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가 낮아질 수록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9‧13 대책으로 한 차례 안정기에 들어선 부동산 시장이 이번 조치로 보다 안정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제재 조치가 수요와 공급으로 굴러가는 부동산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지난해 연초 시장을 달궜던 로또 아파트 열풍이 재현될 우려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격 상한을 조정해서 부동산시장을 눌러보겠다는 시도는 성공한 적이 없는 정책”이라며 “분양가를 조정한다고 해서 기분양된 아파트 값이 내려가는 게 아닌만큼 로또 청약을 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은 물가와도 연동되기 때문에, 기획재정부 등이 국토교통부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선순위에 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급물량을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건설사들은 어느정도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주택 공급을 철수하는 경우가 있어 장기적으로 시장이 불안해지는 역효과가 우려 된다”며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정부가 시장에 자꾸 개입하는 게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획일화된 규제를 넘어 선별적 규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실수요자나 무주택자들의 주거 안정이 목적이라면 이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아파트들에만 규제를 하는 등 이원화된 방법으로 더 나은 규제 대안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HUG의 개선안에 따르면 분양가 책정 비교 기준 단지는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주변 아파트를 우선 비교사업장이다. 해당 비교 대상이 없을 경우 1년 초과 분양단지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했고, 이마저 없을 때는 이미 10년 이내 준공된 아파트 평균 매매가 안에서 분양가를 책정한다.
또 평균 분양가 산정 장식을 ‘단순평균’에서 ‘가중평균’으로 바꿨다. 기존에는 평형‧타입별 분양가를 일괄 공급면적으로 나눠 정했지만, 평형‧타입별 가중치를 반영한 가중평균을 적용해 세밀하게 분양가 책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개선안 기준은 약 2주간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24일 분양보증 발급분부터 적용한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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