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정부에 “WTO 개도국 지위, 유지” 건의안 채택
도의회는 10일, 제33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신안 1)이 대표 발의한‘세계무역기구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은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쌀, 마늘 등 핵심 농산물에 대한 관세장벽이 무너지고 농업보조총액도 감액해야 하는 등 농업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개도국 지위 포기 논의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행정명령을 통해 WTO 회원국들이 스스로 판단해 밝히는‘자기선언방식’의 개도국 지위 관련 규칙의 수정을 지시하고, 90일 내에 진전이 없으면 해당 국가의 개도국 대우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농업 부문만 예외적으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게 되면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쌀(513%), 마늘(360%) 등 핵심 농산물의 관세를 70퍼센트까지 감축해야 하고, 연간 1조 4천900억 원인 농업보조총액(AMS)도 절반가량 감액해야 한다.
도의회의 이번 건의안 채택은 개도국 지위 포기로 관세장벽이 무너지고, 농업보조총액이 줄어들면 쌀 시장 보호는 물론 농산물 가격안정마저 더욱 어려워져 농민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달 20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앞으로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조만간 검토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게 아니냐며 농협, 농민단체 등 농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1995년 WTO 출범 이후 가구당 농업소득은 천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이고, 도시근로자가구 대비 농가소득비율도 65퍼센트 수준에 불과한 데 어디를 봐서 농업이 선진국이라는 건 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개도국 지위는 우리 농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면서“주권국가로서 식량안보를 위해서라도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도의회는 이번 건의안을 대외경제 관련 부처와 국회 등에 보낼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를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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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노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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