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심사지침 시행 결국 연기보이콧 나섰던 백화점 참여 확정
25일 공정위 측은 “업계 의견을 반영해 대규모 유통업 특약매입거래 심사지침 제정안 내용을 원안대로 유지하되 시행 시기를 내년 1월 1일로 하는 내용을 부칙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지침은 유통업자가 판촉 행사를 할 때 납품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대규모유통업법 내용을 정리한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 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이다.
공정위는 유통업자가 가격할인 행사를 할 때 자신이 부담해야 할 판촉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새 지침에 일부 내용을 보강했다. 새 지침은 유통업자가 50%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공동 판촉 행사를 할 때 가격할인분을 직접 보상하거나, 행사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수수료율이 조정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백화점 정기세일에 참여한 업체가 10만원짜리 가방을 50% 할인한다면 할인액 5만원의 절반인 2만5000원을 백화점이 가방업체에 보상하도록 했다.
한국백화점협회에 따르면 공정위 지침을 적용해 세일을 한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주요 5개 백화점의 연간 영업이익은 25%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만약 세일을 아예 하지 않으면 이익의 감소폭은 7%에 그쳤다.
이 지침 시행일이 KSF 시행 시기와 겹치면서 백화점 업계가 반발했다. 앞서 백화점협회는 지난 20일 종료된 지침 제정 관련 의견 수렴 기간에도 “현재 추진 중인 판촉비 관련 지침 개정을 재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간 KSF를 개최해 온 산업통상자원부도 행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공정위에 지침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원안 고수’ 방침을 지켜온 온 공정위가 업계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일단 시행 시기를 KSF와 기타 연말 유통업체 세일이 몰려 있는 12월 이후로 늦추기로 한 것이다.
결국 KSF 보이콧에 나섰던 백화점들은 11월 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KSF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편, ‘반쪽 행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코세페가 올해 처음 민간 주도로 열리면서, 소비 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메르스 사태 직후 내수 활성화 목적으로 기획한 코세페는 단기 지표를 반짝 개선하는 데 그쳤다.
유통업체를 앞세워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인 탓에 직매입 중심인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보다 할인폭도 낮고, 품목도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올해는 처음 별도 추진위를 꾸리고 정부는 후방에서 지원하는 체계로 바꿨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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