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용중단’ 권고···편의점4社 판매중단궐련형 전자담배 반사익···점유율 확대 전망
세계 3위 전자담배 시장인 한국을 두고서 격전을 예고했던 궐련형과 액상형 간의 전쟁은 이번 사태로 인해 궐련형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가 정부의 사용 중단 권고 사흘 만에 편의점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점포 수 기준 업계 1∼3위인 CU와 GS25, 세븐일레븐에 이어 4위인 이마트24까지 판매중단·공급중단 조치에 나서면서 앞으로 시중 편의점 매장에서 액상 전자담배를 찾아보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중단 대상 품목은 쥴 랩스의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KT&G의 시드툰드라 1종이다.
편의점들은 정부의 사용중단 권고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가맹점에 부착하고 점주들에게는 카운터와 같이 고객에게 직접 노출되는 곳에 진열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정부는 앞서 23일 중증 폐 질환 유발 논란이 일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그렇다고 모든 액상형 전자담배가 편의점과 마트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다. 쥴의 프레쉬(민트향), 클래식(일반담배향) 등 2종과, 릴베이퍼의 시드 토바(일반담배향), 시드 아이스(민트), 시드 아이스 업(민트) 등 3종은 여전히 판매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과일 등의 향을 가미하지 않은 제품들이다.
필립모리스에겐 이번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가 반가운 일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빈자리를 궐련형 전자담배가 채우며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 궐련형 전자담배는 ‘아이코스’와 KT&G의 ‘릴’, 액상형 제품은 ‘쥴’이 그동안 잇단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공교롭게도 필립모리스는 정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중지 권고 제재가 나온날, 2번 연속 사용이 신제품 ‘아이코스3 듀오’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신제품은 홀더를 재충전 할 필요 없이 2회 연속 사용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필립모리스는 새로운 구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기존 아이코스2.4플러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새로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14일간 듀오를 사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렌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판매 추이를 보면 크게 성장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정부 조처가 다른 제품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KT&G 역시 ‘릴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궐련형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G도 액상형 전자담배 '릴베이퍼'를 판매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G는 현재 전국 5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전자담배 전용 판매점인 ‘릴 미니멀리움’을 3개점 추가 오픈하고, 릴 전용 담배인 핏 5종을 새롭게 단장해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도 확장할 예정이다. BAT도 11월에 후속모델 글로 프로를 선보이는 등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인 글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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