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개발그룹장 윤부근→김현석→한종희 거친 ‘승진 코스’“마이크로 LED 성공 여부에···운명 달렸다”
특히 최 부사장은 상무 시절 2017년 LED개발그룹장 선임 이후 이번 인사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2018년 연말 정기 인사에서 전무 승진한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직위를 올려달았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시대 쟁탈전에서 최 부사장의 분발을 독려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마이크로 LED에 힘을 주겠다고 한 만큼 최 부사장의 책임감도 승진과 함께 더해졌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개발그룹장 자리에 ‘LED 전문가’ 최 부사장이 오른 것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VD사업부 개발그룹장은 윤부근 고문,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거친 TV 전문가의 요직이자 차세대 경영자 필수 코스로 불린다.
윤부근 고문은 상무 시절이던 2003년 VD사업부 개발팀장을 맡은 뒤 2005년 전무 승진했다. 이후 2007년 VD사업부장(부사장)을 거쳐 2009년 VD사업부장(사장) 승진까지 이뤘다. 윤 고문이 현업에 있을 당시 삼성전자 TV가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등 체질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 이런 승진 효과를 냈다.
김현석 사장 또한 2005년 VD사업부 개발팀 상무 승진 이후 2012년 VD사업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막 태동한 OLED TV 개발에 앞장서는 등 글로벌 1등 이후의 삼성전자 TV 혁신을 이끈 공로로 2015년 사장 승진했다. 이후 2017년 현재의 CE 부문장까지 올랐다.
한종희 사장도 2016년 VD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에 오른 이후 곧바로 2017년 VD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종희 사장은 QLED TV를 주도하고 자칫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당시의 우려를 실적으로 불식시켰다.
이처럼 VD사업부 개발실장 자리에서 눈에 띌만한 성과를 달성하고 승진 코스를 밟는 것이 정석이라는 게 삼성전자를 잘 아는 이들의 해석이다. 이것이 최용훈 부사장의 사례에서는 ‘마이크로 LED’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마이크로 LED 기반의 ‘더 월’ 을 소비자의 일상 공간으로 확산하기 위해 집중했다. 마이크로 LED는 모듈러 기반으로 뛰어난 화질은 물론이고 베젤, 사이즈, 화면비, 해상도 등에 제약 없는 특징을 가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후 미국 IT 전문 매체 ‘지디넷’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는 CES 최고의 기술과 제품으로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를 꼽았다. 이들은 마이크로 LED의 소자 자체가 픽셀 역할을 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며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 LED가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갈 시점도 초읽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75, 88, 93 110인치 등 가정용으로 적합한 다양한 크기 마이크로 LED를 출시할 것”이라며 “마이크로 LED가 소비자 최고 시청 경험을 주기 때문에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종희 사장도 CES 2020에서 “마이크로 LED는 기술 발전이 상당히 빨라 당장 내일이라도 변하는데 크기는 계속 잘게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며 “현재 B2B(기업 간 거래)는 수요가 늘고 있는데 B2C(소비자와 거래)로 넘어가는 과정이므로 노력을 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전사 차원에서 TV 혁신에 마이크로 LED를 핵심으로 꼽았고 이것의 흥행 여부에 따라 최 부사장의 향후 입지도 달라질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에서 최 부사장에 대해 “디스플레이 개발 전문가로 시네마 LED와 더 월 등 차세대 TV 폼팩터 개발을 주도하며 TV 시장 리더십 공고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최 부사장은 1993년 삼성전자 입사 후 디스플레이 개발에만 주력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용훈 부사장이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의 ‘중흥기’를 이끌라는 엄명을 받은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열중해 이를 달성하면 향후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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