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애국테마주에서 신종코로나까지관련 주가 오르면 줄줄이 차익 실현주식던진다는 건 가치보다 높다는 것‘불나방’ 되는 개미들···투자 주의 요망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스크 제조업체 오공의 조한창 대표이사는 지난달 23일 보유 중이던 지분 전량(13만1593주·0.78%)을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5916원으로 총 7억7850만원 규모다. 같은 날 마스크제조업체 케이엠의 김석교 이사 역시 보유 중이던 5만4019주 중 3만주를 3억5850만원에 처분했다.
1월 23일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 중이던 때로 국내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온 상태였다. 조 대표와 김 이사의 지분 매각 직후인 24일 두 번째 확진자가 나왔고 31일 확진자가 11명까지 늘었다.
이후 오공과 케이엠 주가는 31일 각각 9600원, 1만8100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갈아치웠으나 이달 들어 하락 전환해 19%, 37% 가까이 빠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물용 의약품 기업 넬바이오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체시스의 이명곤 회장은 이보다 앞선 1월 20~21일 이틀에 걸쳐 보유 중이던 체시스 지분 2.62%(63만주)를 매도했다. 총 28억6294만원 규모다. 넬바이오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 원인으로 박쥐가 지목되자 수혜주로 거론돼왔다.
20일 주가가 4330원에서 4580원까지 오르는 동안 이 회장은 32차례에 걸쳐 지분 26만4000주를 1차로 팔았다. 이튿날 주가가 다시 뛰자 보유 주식 36만6000주를 추가 매도했다. 이 회장의 지분 매각 공시가 나온 이후 주가는 4150원에서 2595원으로 37% 이상 수직 낙하했다.
코스닥 상장사 강원은 지난달 31일 2대주주로 있던 마스크 제조업체 웰크론 보유 주식 179만주를 127억원에 장내 매도했다. 당초 강원은 1월 29일부터 오는 4월 29일까지 보유 중이던 전환사채(CB)를 처분할 예정이었지만 차익실현을 위해 3거래일만인 31일 전량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테마주 뜰 때마다 차익실현···개미만 ‘피멍’=사실 ‘○○테마주’가 뜰 때마다 대주주나 경영진의 차익 실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시장 논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태라지만 주가 급등락이 연출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앞서 주목받은 마스크제조업체 케이엠의 경우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임원들이 차익 실현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2015년 5월 사태 확산 전 케이엠 주가는 4760원 선이었으나 메르스 테마주로 묶이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6월 5일엔 917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김석교 이사는 6월 3일, 이연성 이사는 3일과 4일에 걸쳐 보유지분을 처분했다. 김 이사는 13만5000주를, 이 이사는 2만3380주를 처분해 각각 11억9600만원, 2억1600만원의 막대한 차익을 올렸다.
지난해 7월엔 ‘애국테마주’로 주목받은 후성의 송한주 대표가 지분 매각으로 약 7억원의 차익을 봤다. 당시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불화수소 원재료인 무수불산을 양산하던 후성은 ‘불화수소주’로 분류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도 이같은 행태가 반복되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테마주 16개 종목에 투자 유의를 발동했다. 진원생명과학, 모나리자 등 코스피 6개 종목과 오공, 케이엠 등 코스닥 10개 종목이다. 거래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테마주에 일부 투기세력들의 인위적 주가부양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 특성상 개인 투자자들이 주축이 돼 투자심리가 불붙는 경우가 많다. 땔감이 다 하면 쉽게 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주주들의 차익실현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겠지만 개인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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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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