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판매량 등 서로 유리한 기준 주장오비맥주, 매출액으로 점유율 산정 하이트진로 발끈 “판매량 기준으로 해야”
이번 기싸움은오비맥주가 작년 맥주 점유율을 발표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오비맥주는 닐슨코리아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매출액 기준 맥주시장 점유율(49.6%)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총 1조 6500억원의 소매시장 매출을 기록해 전체 맥주 소매시장(3조 3100억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브랜드별 매출액 점유율로 보면 오비맥주의 카스가 지난해 36%로 1위를 달성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6.3%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칭따오 4.1%, 하이네켄 3.7% 순이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총 매출액 8400억원을 기록한 2위 하이트진로(25.3%)의 약 2배로 신제품 출시 등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해 1위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선전으로 점유율 상승이 대폭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던 시각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카스 매출액과 비교하며 우위를 재확인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지난해 3월 출시이후 2~4분기 합계 2115억원의 소매시장 매출을 기록한 점을 주목한 것이다. 오비맥주의 카스가 지난해 총 1조 1900억원의 소매 매출을 기록했고 테라가 출시된 이후인 2~4분기 중에는 총 9275억원 소매시장 매출을 기록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테라의 출시가 카스를 위협했다기보다 결과적으로 자사 맥주 ‘하이트’의 점유율만 잠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야심차게 내놓은 테라의 선전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 “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장우위를 재확인한 꼴”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산정된 점유율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닐슨 자료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비맥주가 말하는 매출 기준이 아닌 판매량(출고량) 기준으로 해야 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금까지 주류업계에서는 점유율을 산정할 때 판매량 기준으로 해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최근 출고가를 내렸지만 지난해 테라가 출시됐을 당시 출고 가격을 인상했던 전례가 있다. 약 6개월간의 가격 인상치는 매출액에서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라면서 “또한 하이트진로 전체 매출액에 기존 맥주보다 40%이상 저렴한 발포주도 포함 시키면서 공정한 기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자료만 발표했고 전년 수치와의 비교도 없는 것은 단면적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오비맥주는 비교적 가격이 높은 수입맥주도 매출액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업계 순위 기준으로 보기에 애매하다”고 꼬집었다.
하이트진로 측은 공시규정 탓에 정확한 매출이나 수치를 공개하지 못하지만 지난해 맥주 점유율은 분명히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올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려 오비맥주와의 격차를 대폭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분석한 맥주 점유율 역시 판매량에 기반한 수치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등은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선전으로 2018년 27% 수준이었던 맥주 시장 점유율을 33%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이를 40%까지 상승시키며 오비맥주와의 격차를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비맥주가 제시한 수치와는 온도차가 큰 셈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해당 데이터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유일한 공신력 있는 판매 집계 자료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서도 이 자료를 사용한다”면서 “전체 맥주시장의 업체/브랜드별 판도 및 시장점유율을 파악하기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매 시장의 경우 유흥 시장과 달리 영업 프로모션의 영향을 덜 받아 소비자의 구매 의향이나 선호도가 더 정확히 반영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스와 테라를 중심으로 한 맥주시장 점유율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라의 경우 지난해 시장안착을 노렸다면 올해 1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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