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반등, 코스피 2000 회복에도 매도 지속외국인, 한 달 간 코스피 5조5000억원 ‘팔자’“국내 확진자 고점 통과 후 순매수 전환할 것”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귀환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책 공조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단기 조정 장세는 지났으며, 외국인 매도 규모 역시 임계치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3일 오후 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0.24포인트(2.00%) 오른 2042.75를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지난달 28일 3.30% 급락해 1987.01까지 밀렸으나 전날 0.78% 올라 2000선을 회복한 뒤 이틀째 반등하고 있다. 이날 장중 한때는 205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5.09% 뛰며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49% 상승 마감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는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조정 영역에서 벗어났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과감한 대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가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이번 조정장의 바닥을 일단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이슈로 여전히 어지럽지만, 이제부터는 지나친 비관론보다 향후 가시화될 정부의 부양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순매도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같은 시각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1602억원을 팔아치우며 7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0거래일 누적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5조5000억원이며, 이중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는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순매도 규모는 시가총액 비중을 상회한다. IT공급망 우려가 국내 전기전자 업종을 직격한 탓”이라며 “외국인은 전날 필라델피타 반도체 지수가 상승했음에도 이날 국내 IT 종목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조심스럽게 외국인 수급 전환의 모멘텀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각 국의 정책 공조가 현재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지난 2011년 외국인 순매도 최대치(6조7000억원)에 가까워진 만큼 추가 매도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30거래일동안 외국인 순매도가 최대치였던 때는 지난 2011년이다. 당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동시에 겹치며 외국인은 30거래일 동안 6조7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노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영향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때와 비교하기엔 이르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채널 하단에 임계한 상황에서 현재 순매도 속도를 유지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은 2016년 글로벌 정책 공조 시점에서 30거래일 순매도 5조원에서 순매수 4조원으로 전환했던 바 있다”며 “한국 확진자 고점 통과 재료를 확인한 후 귀환할 공산이 크다. 시간은 좀 더 필요하나 예정된 수순”이라고 밝혔다.
코스피가 바닥을 통과할 경우 정보통신(IT)과 소프트웨어(SW), 바이오 대형 성장주의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전후로 증시 조정의 본질이 펀더멘탈 보단 센티멘탈 측면의 언더슈팅 성격이 짙다는 판단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러스 공포는 시시각각 글로벌 생산(중국·한국)과 소비(미국·유럽) 밸류체인의 괴멸적 상황변화 여지를 환기시키고 있지만, 대순환 경기 사이클상으론 세계 경제의 급속한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난맥상 돌파의 활로로서 대형 성장주의 전술적 유용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며 IT주(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기·삼성SDI 등), 바이오주(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소프트웨어주(NAVER·카카오·엔씨소프트 등)를 현 증시 바닥통과 과정에서 대응할만한 종목으로 추천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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