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도 한 때 올해 최대 낙폭 기록역효과 부른 트럼프 연설, 낙폭 키워“글로벌 증시도 바닥 가늠 어려워”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응해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식시장의 낙폭만 키우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12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는데, 실제 한국의 코스피지수를 비롯해 홍콩 항생(H)지수, 대만의 가권지수는 3~4%대의 급락세를 기록했으며, 중국 상해종합지수 역시 이날 1%대 하락하며 여전히 3000선을 하회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한 때 올해 최대 낙폭인 4.8%대를 기록하며 장 중 1810선이 깨지기도 했다. 이날 지수 저점은 1808.56이었으며 지수는 전일보다 -3.87% 떨어진 1834.33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5년 8월 24일(1,829.81) 이후 4년 6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나머지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이날 일제히 급락했다. 현재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일보다 -4.41% 급락한 1만8559.63에 거래되고 있다. 또 이 지수는 장 중 한때 5% 이상 급락했다.홍콩의 H지수 역시 현재 전일 대비 -3.6%나 떨어지며 9707.96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하락폭이 가장 큰 아시아 지수는 대만의 가권지수였다. 이날 대만의 지수는 전일보다 -4.33% 곤두박질 친 1만422.32로 폐장했다. 이는 지난해 8월 하순 이래 6개월반 만에 저가로 주저앉은 수치며 낙폭은 역대 9번째로 컸다.
중국의 경우 이보다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진 않지만, 그래도 1%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상해지수는 전일보다 -1.52% 하락한 2923.49에 거래를 마치면서 여전히 3000선을 하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아시아 증시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적인 대유행을 경고하는 팬데믹을 선포하면서 글로벌 경제침체 우려에 급락해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미국 경제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후퇴한 영향도 컸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판데믹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된 기자회견에 불참하며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돼 아시아 주요 시장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이탈리아 등 코로나19의 해외 확산이 가속화되며 우려가 이어졌고, 국제유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투자심리를 재차 위축시켰다”라며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재 유예기간을 연장했으나 시장에 미친 영향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백악관 집무실에서 황금시간대 TV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 WHO가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특히 유럽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미국 내 확진자도 1천명을 넘는 등 확산세가 지속하는 상황에서다.
또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코로나19로 증시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는 비난 속에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출로도 보인다. 그간 트럼프는 코로나19를 잘 통제하고 대응해왔다고 강조했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날 트럼프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유럽에 대해 13일부터 30일간 미국으로의 여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금요일 밤부터 향후 30일간 영국을 제외한 유럽발 미국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후속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사실상의 입국 금지에 해당하는 강력한 조치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26개국에 적용된다.
하지만 그의 연설은 주식시장에 어떠한 힘을 보태지 못했다. 오히려 악재로 작용됐다. 그간 시장에서는 강력한 재정 부양책을 기대했지만 투자자들이 실망감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함에 따라 아시아 증시가 일제 하락했다”며 “유럽발 미국 여행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오히려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유가 추가 하락 위험도 있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들은 당분간 바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간 밤의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또다시 급락세로 전환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증산을 강행한다는 소식에 4% 미끄러졌는데, 최근 ‘30%대 대폭락’을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10% 급반등한지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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