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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 불씨 가능성?···가족간 합의 따라 달라져

[조현범 선택한 조양래③]‘형제의 난’ 불씨 가능성?···가족간 합의 따라 달라져

등록 2020.06.30 09:09

수정 2020.07.02 08:04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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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회장 지분 넘겨 받은 조현범 사장 42.9% 보유 차녀 조희원씨 장남 지지···‘경영권 분쟁’ 가능성 다분최대주주 오른 조현범 사장, 재판 리스크 해소에 주목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며 롯데, 효성, 한진그룹에 이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도 ‘형제의 난’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조양래 회장이 지난 26일 보유하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조현범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면서 재계의 시선을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에게 쏠렸다. 부친인 조양래 회장의 이번 결정이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차남인 조 사장에게 그룹 지분을 넘긴 26일 이전까지 23.59%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도 19.32%를 보유, 근소한 차이로 차남인 조현범 사장(19.31%) 보다 지분율이 높았지만 이번 블록딜로 인해 조 회장의 지분을 넘겨 받은 조 사장의 지분율이 42.9%로 치솟으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외 차녀 조희원 씨 10.82%, 장녀 조희경 씨가 0.83%를 보유 중이다. 이밖에 국민연금 7.74%, 소액주주 17.57%로 보유지분이 크지 않다.

재계에서는 조양래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결정이 가족간 합의아래 이뤄졌는지가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의 가늠좌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조양래 회장이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의 반대에도 밀어부친 것이라면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지분 10.82%를 보유한 조희원씨가 장남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형제의 난’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조 부회장이 차기 후계 구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차녀 조희원씨와 함께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 부회장과 조희원씨의 지분을 합치면 총 30.14%로 조 사장의 지분 42.9%에는 부족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을 대비해 우호지분을 포섭해 나간다면 차남에게 빼앗긴 경영권을 가져올 승산도 있다.

한편 블록딜 시기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조 사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후계 구도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조 회장이 급히 블록딜을 통해 차남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두산, 롯데, 한진, 효성 등 많은 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왕자의 난’은 장기간 이어졌고 한진그룹 또한 모기업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도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다만, 조 사장의 경우 역시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꽃길만이 펼쳐진 것은 아니다. ‘재판 리스크’부터 실적부진까지 해결해야할 난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원 가량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17일 1심에서 조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우 경영진은 회사에 돌아올 수 없는 만큼 사법 리스크 해소가 가장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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