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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막바지’ 허인-진옥동, 은행장 연임 청신호

‘임기 막바지’ 허인-진옥동, 은행장 연임 청신호

등록 2020.09.02 16:1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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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11월·진옥동 12월 은행장 임기 만료경영 실적·안팎 평판 고려하면 연임 유력연임 시 차기 그룹 회장 경쟁도 절대유리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뉴스웨이DB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뉴스웨이DB

하반기 들어 금융권 내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 CEO 중에서 ‘투톱’으로 꼽히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관심거리로 꼽히고 있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두 사람의 연임 가능성은 매우 크게 점쳐진다. 오히려 은행장 연임 이후 어떤 자리로 이들이 향할 것인가가 더 관건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허인 은행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고 진옥동 은행장은 오는 12월 31일에 임기가 끝날 예정이다. 허 은행장은 2017년 은행장으로 최초 선임된 후 지난해 1년짜리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진 은행장은 취임 후 처음 맞는 재신임 기회다.

두 사람 모두 경영 실적이 탄탄하다. 지난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2조4391억원과 2조3292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냈다. 재임 중 이익 규모를 꾸준히 늘리면서 그룹 전체의 이익을 살찌우는데 큰 공을 세웠다.

단순히 실적만 우수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대응과 고객 편의성 제고 등 내부의 체질 개선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연이어 터진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권, 특히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고객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노력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허 은행장은 ‘고객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기조로 내세운 덕에 다른 은행과 달리 금융투자상품 관련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진 은행장 역시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고객의 편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투자상품 판매 정지’ 사례도 진 은행장이 강조했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의 열매다.

두 사람의 연임을 결정할 안팎의 우군도 상당하다. 허 은행장은 그룹 내부에서 신망이 매우 두텁다. 후덕하고 온화한 인품의 CEO답게 조직 내에서 소통하는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노조의 총파업도 조기에 마무리된 것 역시 허 은행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진 은행장은 ‘일본통’답게 신한금융 지배구조의 굳건한 축인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다양한 채널로 구성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면서 우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두 은행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관건은 은행장 연임 이후의 행보다.

시중은행장은 금융권의 꽃이자 훗날 그룹 회장으로 직행할 수 있는 ‘꽃길’ 자리로 일컬어진다. 특히 역대 주요 금융지주 회장의 경력에도 은행장 경력은 빠지지 않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과거 신한은행장을 거쳤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하나은행장을 맡은 바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우리은행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주 회장 취임과 더불어 은행장을 겸직한 바 있다.

은행은 각 금융그룹에서 공인하는 주력 계열사다. 더구나 금융그룹 산하 은행장들은 그룹의 부회장 내지는 지주회사의 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여건상 그룹 안팎의 사정에 가장 능통하다. 이 때문에 CEO 후계 구도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허 은행장은 현재 차기 KB금융 회장 레이스에 도전하고 있다. 4인의 숏 리스트에 오른 것도 끝까지 윤종규 회장 등 경쟁자들과 겨뤄보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만 차기 회장보다는 은행장 연임 쪽으로 무게가 기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 회장 선임 레이스에서 허 은행장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사실상 윤 회장의 명실상부한 후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허 은행장 본인도 이점을 간과하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진 은행장도 은행장 연임이 성사되면 차기 그룹 CEO를 노려볼 만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다만 조용병 회장의 임기가 아직 길게 남아있고 안팎의 변수가 여전히 많다. 따라서 재신임을 받으면 2기 임기에 거두는 성과에 따라 대권 도전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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